박양수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이 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2020년 3월 국제수지(잠정) 설명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2020.5.7/뉴스1
우리나라가 올해 2분기(4~6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22년만에 최악의 경제 성적을 냈다. 한국은행은 23일 2분기 실질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이 전분기 대비 3.33% 마이너스(역) 성장했다고 밝혔다. 이는 국제통화기금(IMF) 시기인 1998년 1분기에 -6.8%를 기록한 뒤 최저치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이날 설명회를 열고 2분기 연속 역성장이 공식적인 경기침체로 들어섰다고 판단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경기하강의 속도가 빨라졌다고 표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수출 실적이 당초 전망치를 크게 하회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올 2분기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영향으로 자동차, 석탄, 석유제품 수출이 줄줄이 타격을 받으면서 전기 대비 16.6% 급감했다. 이같은 감소율은 1970년대 이후 가장 나쁜 수치다.
박 국장은 또한 “코로나19 상황이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서 소비심리를 상당히 제약했다”며 “소비도 기대보다 부진하지 않았나 싶다”고 짚었다.
올해 연간 성장률 조정에 대해선 “최근 각국에선 코로나19 재확산에도 록다운 조치를 강화하지 않는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각국 정부가 이러한 노력을 하면서 이동제한 조치를 강화하지 않으면 우리 경제 활동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앞서 이주열 한은 총재는 올해 연간 성장률이 전망치인 -0.2%에 못미칠 것이라며 하향 조정을 예고한 상태다.
다음은 박 국장과의 일문일답이다.
-2분기 국내총생산(GDP) 실적이 당초 전망치보다 안좋은 이유는? ▶대다수 전문가들이 코로나19 진정을 예상했지만 이러한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재화수출과 민간소비 부문이 예상보다 부진했다. 재화수출은 주요 수출 대상국의 이동 제한 조치로 자동차, 스마트폰 등의 해외 수요가 급감했다. 해외공장의 셧다운 조치로 해외가공중개무역이 부진하면서 실질 수출 실적이 당초 전망치를 크게 하회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민간소비는 긴급재난금 효과와 코로나19 초기보다는 경기가 개선되면서 내구재, 준내구재가 상당히 회복됐다. 서비스는 당초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코로나19 이후 고용 지표가 안좋은 상황이 지속되면서 가계소득 여건이 악화됐다. 소비심리가 개선됐지만 코로나19 상황은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서 소비 심리를 상당히 제약했다. 소비도 기대보다 부진하지 않았나 싶다.
-이번 2분기 실적이 연간 성장률을 조정하는 효과는? ▶향후 경기 흐름과 관련해 코로나19가 진정되지 않고 2차로 확산되면 경기 회복이 어렵다고 분들도 있다. 그런데 최근 흐름을 보면 각국에선 코로나19 재확산에도 록다운 조치를 강화하지 않고 관리하는 디커플링이 나타나고 있다. 각국 정부가 이러한 노력을 하면서 이동제한 조치를 강화하지 않으면 우리 경제 활동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중국 경제는 올해 2분기 급반등했다. 대중국 수출도 급반등했다. 4~5월 수출이 급격히 감소한 뒤 6~7월 완만하게 회복되는 기미를 보이고 있다. 현재로선 6월 산업 생산이 안나왔고 7월 수출도 이달 20일까지만 집계돼 있다. 전망 수치를 나중에 조정하지 않을까 싶다. 각국들이 경제 성장을 위해서 얼마나 노력하느냐에 따라서 연간 성장률이 좌우될 것이다.
-연간 성장률이 마이너스(-) 0.2%가 되려면 하반기에는 GDP 성장률은 어느 정도가 되어야 하나? 마이너스(1%) 1%는 어느 정도에서 가능한가? ▶올 3분기나 4분기 GDP가 전분기 대비 3% 정도 오르면 -0.2% 달성이 가능하다. -1%가 되려면 1.8%대 정도면 가능하다.
-한국 경제가 공식적인 경기침체에 들어섰다고 볼 수 있나. ▶선진국 중에선 GDP 성장률이 두 분기 이상 마이너스이면 기술적으로 경기침체 국면에 들어섰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작년에 국가통계위원회가 경기 정점을 2017년 9월로 잠정 결정했다. 우리나라는 그 이후 공식적인 경기 하강기에 처해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경기 하강기에 코로나19 사태가 일어나 경기 하강의 속도가 빨라졌다고 표현할 수 있다.
-지난 1·2·3차 추가경정예산안의 GDP 기여도는?
▶긴급재난지원금이 민간 소비로 잡혀서 정부 기여도를 직접적으로 계산하기 어렵다. 정부재난지원금 가운데 일부는 대체효과도 있지만 자료가 없어서 정확하게 계산할 수 없다. 그러나 다른 지출보다는 효과가 훨씬 컸을 것이다. 3차 추경은 시기로 따져봤을 때 지난 2분기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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