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2분기 실적발표 앞두고 20분기 연속적자 늪 탈출 기대
‘규모의 경제’로 가격경쟁력 확보
고강도 구조조정 서서히 결실… “새 해운동맹 편입효과도 기대”
다음 달 2분기(4∼6월) 실적발표를 앞둔 HMM(옛 현대상선)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혹독한 구조조정과 공격적인 초대형 최신 컨테이너선 투입, 운임 가격 상승 등 여러 변수가 맞물리면서 흑자 전환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업계에서는 “당초 3분기로 예상됐던 턴어라운드가 2분기로 앞당겨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흑자로 전환되면 2015년 2분기 이후 20분기 만이다.
HMM은 2016년 해운 구조조정 과정에서 대주주가 현대그룹에서 KDB산업은행으로 바뀌며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해왔다. 2015년 2000%가 넘던 부채비율이 올해 4월 352%까지 떨어졌다. 채권단 출자전환, 무상감자, 5차례에 걸친 크고 작은 유상증자 등을 통해 꾸준히 재무구조를 개선한 덕분에 자본 잠식도 해소됐다. 1분기에도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지만 지난해 1분기보다 손실 폭을 1000억 원 이상 줄였다.
HMM의 적극적인 투자와 효과적인 동맹 전략도 사업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글로벌 경기 악화로 일부 선사들이 일부 선박의 운항을 중단하는 와중에 HMM은 오히려 4월부터 2만4000TEU급 초대형 최신식 컨테이너선 9척을 투입해 6척이 만선을 기록했다. 경기 불황 속에 선박을 모두 채우기 어려울 것이란 우려가 컸지만 HMM의 역발상이 통했다. 초대형 컨테이너선으로 한꺼번에 대량의 화물을 실어 날라 규모의 경제가 가능했던 것이다.
HMM이 4월부터 기존 ‘2M’에서 ‘디 얼라이언스(The Alliance)’로 해운동맹을 변경한 것도 주효했다. 세계 1위 해운사 머스크 등의 영향력이 큰 2M에서의 단순한 협력이 아닌 디 얼라이언스에서 정회원으로 활약함으로써 물동량 확보에 도움이 됐다는 평가다. 실제로 북중남미·유럽 지역에서 백홀(돌아오는 노선)의 평균 화물적재율이 60%에 불과한데, HMM의 신규 컨테이너선 2척은 현재 만선으로 돌아오고 있다.
HMM의 최신 컨테이너선에는 2020년부터 시작된 환경규제에 부합되는 스크러버(탈황설비)가 설치돼 있는 점도 화주들에게는 매력적이다.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고유황유를 사용할 수 있어 화물비용이 더 낮기 때문이다.
치킨게임으로 하락하던 운임도 조금씩 반등하고 있다. 해운 대표 운임지수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17일 기준 1035.61을 기록했다. 지난해 9월 722.90까지 떨어졌던 가격이 바닥을 치고 조금씩 정상화되고 있는 것. 주력 노선인 미주지역 컨테이너운임지수가 5월부터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HMM의 2분기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영호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운임 반등과 유가 하락으로 인해 1분기에도 전보다 실적을 크게 개선시켰다”며 “2분기에는 새로운 해운동맹 편입과 초대형 선박 인도 효과가 나타나면서 턴어라운드를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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