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유가하락-경기둔화 영향… 물가 하방 압력 커질것” 전망
한국은행이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작년보다 낮은 0.3%에 그칠 것으로 25일 전망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전 세계적 확산이 글로벌 경제 전반에 전례 없는 충격을 초래하면서 물가에 상당한 하방 압력으로 작용했다”며 “코로나19가 진정된 이후에도 상당 기간 저(低)인플레이션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한은은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점검’ 보고서를 통해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해(0.4%)보다 낮은 0.3%에 머물 것으로 예측하며 “환율과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 등의 상승 요인이 있지만 정부의 복지정책 기조와 유가 하락, 경기 둔화 영향으로 물가 하방 압력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내년에는 국제유가 하락 영향이 사라지고 경기 개선, 복지정책 영향 축소 등이 더해져 올해보다 높은 1.1%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식료품·에너지 물가를 뺀 근원물가 상승률은 올해와 내년에 각각 0.4%, 0.9% 수준일 것으로 추산했다.
한은은 당분간 저인플레이션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분석했다. 코로나19가 진정돼도 민간 부문에서 부채 상환 등을 위해 소비와 투자를 억제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기 때문이다. 비대면 온라인 거래를 통한 비용 절감, 재택근무와 자동·무인화 투자 확대에 따른 기업 생산성 향상 등도 물가 하락 요인으로 꼽혔다.
최근 코로나19에 대응해 세계 주요국이 펼친 확장적 통화·재정 정책에 따라 늘어난 글로벌 유동성과 글로벌 공급망 약화에 따른 생산비용 상승 등은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하지만 강도는 세지 않을 것으로 한은은 분석했다.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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