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 “임의로 월물 변경해 피해”
삼성운용 “투자자 보호 위한 조치”
최근 국제유가가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변동성이 급격히 커지면서 관련 상품 투자자들과 운용사 간의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는 최근 ‘삼성자산운용 KODEX(코덱스) WTI원유선물(H)의 임의적인 종목 구성 변경으로 인한 피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회사 측이 상품 설명서와 다르게 임의로 상장지수펀드(ETF) 구성 종목을 변경함으로써 주주들에게 심각한 피해를 줬다”며 운용사 처벌과 투자자들에 대한 손해배상을 주장했다. 이 청원에는 26일 오후 2시까지 9300여 명이 동의했다.
이는 삼성자산운용이 해당 ETF의 운용 방식을 변경해 기초지수 구성 종목인 6월물 외에 7, 8월 등 다른 월물의 원유 선물을 편입했다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유가가 최근 다시 20% 넘게 반등했지만 운용 방식의 변경으로 인해 해당 상품은 4%대의 비교적 낮은 수익을 내는 데 그쳤다. 이에 일부 투자자들은 운용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준비 중이다.
삼성자산운용 측은 “이번 조치는 투자자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ETF가 담고 있는 원유선물의 가격이 마이너스로 떨어질 경우 투자자는 원금을 모두 잃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투자자 보호를 위해 다른 월물의 상품으로 구성을 바꾼 것”이라며 “규정상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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