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이주열 “올해 플러스 성장, 1%대는 쉽지 않아”

  • 뉴스1
  • 입력 2020년 4월 9일 14시 23분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9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금통위는 이날 금융시장의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연 0.75%로 동결했다. (한국은행 제공) 2020.4.9/뉴스1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9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금통위는 이날 금융시장의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연 0.75%로 동결했다. (한국은행 제공) 2020.4.9/뉴스1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9일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연 0.75%로 동결한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우리나라는 플러스 성장은 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1%대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사실상 0%대 경제성장률을 염두에 두고 있는 발언으로 읽힌다. 이 총재는 “올해 경제성장률은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양상에 따라 대단히 가변적”이라고 전제했다.

다음은 이 총재와의 일문일답이다.

-올해 우리나라 경제가 1%대 성장을 할 수 있을지
▶올해 우리나라는 플러스 성장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1%대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 이는 코로나19 사태가 2분기 중 전 세계적으로 진정돼서 3분기 들어서며 경제활동이 점차 개선된다는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한 전망이다. 그렇지만 국내는 물론 전 세계 경제 흐름은 코로나19 사태 전개 양상에 달려 있다. 이 시나리오보다 코로나19 사태가 악화되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코로나19의 전 세계 확산 정도가 심각하다. 금융위기 때보다 충격이 심각할지
▶글로벌 경기는 침체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본다. 우리 경제도 어려움을 피하지 못할 것이다. 코로나19가 예상을 넘어 빠른 속도와 강한 강도로 전 세계로 확산되고 각국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국경 통제, 자가격리 시행 등 강도 높은 정책을 펴고 있다. 그에 따라 각국은 모두 내수 부진에 직면하고 있다. 사실상 이러한 경기 부진은 일정 국가, 지역에 국한되지 않는다. 전 세계 모든 나라가 경기 부진을 겪는다는 점에서 금융위기 때보다 훨씬 더 충격 강도가 셀 것으로 생각한다.

-기준금리가 역대 최저치다. 5월 추가 인하 여력이 남아 있나
▶5월 기준금리 인하 여부는 금리로 대응할 정책 여력이 남아 있다는 답변으로 대신한다. 정책 여력을 가늠할 때 일반적으로 실효하한을 생각하는데, 실효하한은 가변적이다. 예를 들어 선진국 금리가 내려가면 실효하한도 내려갈 수 있다. 지난달 기준금리를 비교적 큰 폭으로 낮춰 당연히 정책 여력이 줄어든 게 사실이지만, 이런 개념을 염두에 두면 금리 대응 여력은 있다. 상황에 맞춰 얼마든지 정책 대응을 할 것이다.

-비은행 금융기관에 대한 대출 가능성을 시사했다. 정부와 협의 중인지
▶이번 정책 목표는 회사채 시장 안정이기 때문에 회사채 시장의 주요 참여자인 증권사에 대해 한시적 우량 회사채를 담보로 대출을 해주는 제도를 마련 중이다. 그 방안에 대해 한은과 정부가 실무자 선에서 협의 중이다. 협의에 따라서 세부적 내용이 구체화될 것이다. 한은법 80조에 기반한 한은의 특정기업 여신은 기본적으로 중앙은행의 통상 기능을 넘어서는 이례적 조치여서 정부 의견이 필요하다.

-정부 보증 하에 SPV(특별목적회사)를 설립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방법을 검토 중인지
▶정부보증 하에 SPV를 설립하는 것은 상당히 효과가 큰 방안이라고 생각한다. 저희가 비금융기관에 대한 특별대출 장치를 마련하지만 그 자체는 한계와 제약이 있다. 연준처럼 정부와 협의해서 정부 신용보강을 통해 시장 안정에 대처하는 것이 보다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문제를 정부와 논의하는지는 아직 밝히기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회사채와 국고채 매입 가능성은
▶한은이 회사채를 매입하는 것은 법적 제약이 있다. 국고채는 수급 안정, 시장안정을 위해 필요하면 적극적으로 매입할 계획이다. 금년 중 코로나19 대응 재원 마련을 위해 국채 발행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오늘 오후 국고채 추가 매입 공고가 올라가는 것으로 안다.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안일하다고 비판하는 등 한은에 대한 비판이 나오는데, 소회는
▶한은도 금통위원도 모두 국내외 금융상황이 엄중하다고 인식하고 있다. 저희는 상황에 맞춰서 과거에 하지 않은 정책을 적극적으로 펴고 있다. 다만 한은은 중앙은행에 부여된 권한 범위 내에서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 보니 시장 기대와 괴리가 있는 것 같다.

자주 연준과 비교하는데, 연준 조치도 어느 것하나 중앙은행 범위를 넘어선 것이 없다. 각국 상황과 제도가 다르기 때문에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한은과 금통위는 중앙은행에 주어진 권한 내에서 그야말로 금융 안정, 어려움에 빠진 경기를 살리기 위해 최대한,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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