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자동차 수출 선전에 작년보다 감소폭 줄었지만
글로벌 침체로 더 악화될 우려… 수출전망지수 7년만에 80 밑돌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의 영향으로 이달 하루 평균 수출액이 전년 대비 또다시 감소했다.
23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20일 기준 일평균 수출액은 19억1860만 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0.4% 줄었다. 작년 3월 1∼20일 일평균 수출액은 2018년 대비 4.9% 줄었는데 올 들어 그보다도 더 쪼그라든 것이다. 정부는 작년 수출 지표가 워낙 좋지 않았기 때문에 올해는 기저효과로 수출액이 반등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예기치 못한 코로나19 사태의 영향으로 작년보다 수출 규모가 계속 줄어드는 양상이다.
전문가들은 3월 수출 감소 폭(―0.4%)이 막상 걱정했던 것보다는 크지 않아 다행이지만 앞으로 코로나19의 충격이 계속 반영되면서 수출 감소 속도가 더 빨라질 수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다. 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아직은 수출 업체들의 재고 물량이 남아있기 때문에 수출 물량을 확보하는 데는 큰 문제가 없다”면서도 “그러나 보통 수출 계약이 3개월 전에 이뤄지기 때문에 앞으로는 코로나19의 영향이 본격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도 아직까지는 코로나19의 영향이 제한적이었지만 앞으로가 걱정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반도체는 D램을 중심으로 수요가 꾸준한 편이라 상대적으로 코로나19 타격이 적었고, 자동차는 중국 부품공장이 정상적으로 돌아감에 따라 미뤄졌던 물량이 나가면서 예상보다는 수출 실적이 나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과 유럽 등에서도 코로나19가 퍼지면 앞으로는 경기 둔화로 인한 수요 위축으로 수출 감소 효과가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 조사 결과에 따르면 수출산업경기전망지수(EBSI)는 올해 2분기(4∼6월)에 79.0으로 2013년 1분기(1∼3월)의 78.4 이후 7년 만에 80 밑으로 떨어졌다. EBSI가 100을 밑돌면 향후 수출 여건이 지금보다 나빠진다는 뜻이다. 강성은 국제무역통상연구원 연구원은 “2분기에는 코로나19로 인한 수출 감소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며 “수출이 줄어들면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는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다만 올해 조업일수(16일)가 지난해(14.5일)보다 많아 3월 1∼20일 전체 수출액은 307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0.0% 증가했다. 업종별(1∼20일 합계 기준)로 보면 반도체(20.3%), 승용차(13.7%), 석유제품(11.4%), 무선통신기기(26.6%) 등에서는 수출이 늘었지만 선박(―49.6%)과 액정디바이스(―16.7%) 업종에서는 감소했다. 한편 이달 1∼20일 수입은 291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9%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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