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대학-서울대 공동연구
직원의 급진적 창의성 필요땐 내적 동기 자극 프로그램 효과적
제품 개선 같은 점진적 창의성엔 금전적 보너스 등 외적 보상 필요
세상이 빠르게 변화하고 신제품이나 서비스의 수명은 짧아지면서 창의적인 아이디어의 가치가 커지고 있다. 기업의 리더들이 구성원들의 창의성을 북돋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금전적 보너스 같은 외적인 보상이 효과적일까, 아니면 도전정신 같은 직원들의 내적인 동기를 자극하는 게 더 효과적일까?
이를 알아보기 위해 파키스탄 라호르경영대와 서울대 연구진이 파키스탄 기업의 관리자와 직원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우선 연구진은 창의성을 급진적 창의성(radical creativity)과 점진적 창의성(incremental creativity)으로 구분했다. 급진적 창의성은 기존 관행 혹은 제품과 근본적으로 다른 아이디어를 창출하는 능력을, 점진적 창의성은 기존 관행 혹은 제품을 일부 개선하는 아이디어의 창출 능력을 의미한다.
이처럼 창의성을 구분한 이유는 경영 환경이나 업무의 성격에 따라 기업이 필요로 하는 창의성의 종류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급진적 창의성은 역동적인 경영 환경 속에서 새로운 문제를 발견해야 할 때, 즉 문제 해결의 초기 단계에 더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반면 점진적 창의성은 보다 안정적인 경영 환경에서 이전보다 더 나은 해결 방안을 제시해야 할 때, 즉 문제 해결의 후반부에 보다 유용할 수 있다. 연구자들은 창의성의 종류에 따라 그것을 촉진시키는 방법도 달라질 것이라고 가정했다.
흥미롭게도 연구 결과 급진적인 창의성의 수준은 직원들의 만족감이나 도전정신 같은 내적 동기가 강할수록 더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금전적 보상 같은 외적 동기는 급진적 창의성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점진적 창의성에는 이와 반대의 결과가 나타났다. 외적인 보상이 점진적 창의성을 높이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지만 내적 동기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이다. 다시 말해 급진적인 창의성을 북돋는 데는 내적 동기를 자극하는 게 도움이 됐지만 점진적인 창의성을 유발하는 데는 외적인 보상이 더 유리했다.
이런 연구 결과는 기업이 업무 특성이나 문제 해결 단계에 따라 어떤 유형의 창의성이 필요한지를 구분하고, 그에 따라 다른 방식의 창의성 촉진 프로그램을 설계할 필요가 있다는 교훈을 준다.
기존의 틀에서 탈피하는 과감한 혁신과 아이디어가 필요할 때, 즉 급진적 창의성이 시급한 상황에서는 직원들의 내적 동기를 자극하는 데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예컨대 직무를 설계할 때 자율성을 높이고, 자기 업무의 중요성을 인식시키며 다양한 자원을 활용할 기회와 사회적 지지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에 비해 어느 정도 안정적인 상황이어서 기존 제품이나 서비스를 개선 혹은 변화시켜야 하는 단계, 즉 점진적 창의성을 촉진해야 하는 시기라면 외적 보상 시스템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 예컨대 직원들이 제시하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인정하고 보상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방법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