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랩, 20개국에 수출하는 PVC랩… “정부 규제완화 필요한 때”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2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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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이란 해외전시회에서 이란 합작회사 직원들과 함께한 ㈜파워랩의 현장 부스 모습.
2018년 이란 해외전시회에서 이란 합작회사 직원들과 함께한 ㈜파워랩의 현장 부스 모습.


㈜파워랩은 국내시장보다는 글로벌 PVC 식품포장용 랩 시장에서 우수한 기술력과 제품으로 널리 알려진 기업이다. 업계에서 유일하게 PVC 랩 생산 설비를 국산화해 해외에 수출하고 국산 원료를 사용해 랩을 생산, 원료 또한 수출하고 있다.

창립 이래 지금까지 순탄한 성장을 이어왔지만 최근에는 가장 큰 위기를 맞았다. 해외시장에서는 파워랩의 제품과 생산설비가 이 분야 프리미엄 라인으로 각광받고 있지만 정작 국내에서는 환경부의 자원재활용에 관한 PVC 랩 규제에 막혀 고사될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업체 측은 “PVC 식품포장용 랩은 식품을 포장하기 때문에 음식물과의 접촉으로 인해 사용 후 폐기되는 폐기물이며 식품포장용 랩이 재활용 대상이 될 수 없음에도 재활용에 저해되는 제품으로 인식돼 법적으로 규제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호소한다. 현재 기술로는 PVC 식품포장용 랩을 대체할 마땅한 소재도 없으며 다른 소재로 대체하더라도 식품포장으로 인해 오염된 랩은 재활용에 부적합해 폐기물로 버려진다. 또 PVC 식품포장용 랩 사용을 제한해 다른 플라스틱 용기 포장재의 사용량 증가와 검증되지 않은 포장재 사용으로 국민 안전이 위협되는 상황이다.

㈜파워랩의 미소파워 제품
㈜파워랩의 미소파워 제품


○ “국내 산업 고사 위기… 규제 유예 해달라”

파워랩은 우수한 기술력으로 PVC 식품포장용 랩, 생산설비, 원료를 전 세계에 수출하며 대한민국을 널리 알리는 데 앞장서고 있다. PVC 랩 종주국인 일본보다 국내 랩 생산업체의 기술력이 뛰어나 세계시장에서 ‘MADE IN KOREA’ 제품에 대한 반응은 폭발적이다. 국내 수입되는 물품 통계자료를 보더라도 PVC 식품포장용 랩은 수입품이 없는 몇 안 되는 제품 중 하나다. 하지만 이번 규제로 인해 세계에서 인정받는 국산 기술력이 없어질까 염려스럽다. 일례로 팔레트 포장 시 많이 사용되는 공업용 PE 랩의 경우 현재 국내 생산업체는 몇 없고 전부 저가의 동남아 수입산으로 시장이 형성돼 있다.

환경부에서는 PVC 대체 물질로 PO나 PE 계열을 검토하고 있으나 그렇게 될 경우 식품포장용 랩 시장은 공업용 PE 시장과 똑같이 저가의 동남아 수입산으로 대체될 가능성이 크다. 업계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수입업체나 글로벌 규모의 PE 생산업체에서 한국의 PVC 랩 규제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한다.

㈜파워랩의 랩 제품.
㈜파워랩의 랩 제품.

○ 기술 발판 성장으로 위기 극복 다짐

국내의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파워랩은 해외시장 개척을 통해 꾸준히 성과를 만들어 낼 계획이다. 그동안 세계적으로 PVC 랩 생산설비는 일본이나 중국 설비가 주를 이루었으나 파워랩에서 생산설비를 국산화해 수출에 주력했다. 그 결과 이집트, 터키, UAE, 이란, 러시아, 멕시코, 말레이시아 등에 60여 대를 수출했으며 올해는 중국을 시작으로 인도네시아 등에 10여 대의 생산설비 수출을 추진하고 있다.

파워랩 관계자는 “단순히 생산설비를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엔지니어 육성을 통해 생산기술 공유 및 합작회사를 설립해 사업을 확장하면서 세계 PVC 랩 시장 규모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고 했다.

김 대표는 파워랩은 품질 좋은 국산 원료를 사용해 제품을 생산하고 있어 제품 수출 실적도 글로벌 차원으로 넓게 걸쳐있으며 중국, 이집트, 베트남, 태국, 미국, 인도네시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전 세계 20여 개국에 수출하고 있다고 했다. PVC 식품포장용 랩에 관한 기술력은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고 덧붙여 말했다.

한편 김 대표는 “어려울수록 돌파구는 기술이라는 생각으로 항상 기존보다 한발 더 나아간 제품을 만드는 데 주력해나가겠다”며 “조만간 신규 브랜드와 차별화된 품질의 제품을 시장에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 김영태 대표 인터뷰
“경영 철학은 ‘지금까지가 아니라 지금부터’”

여성독립운동가 오희옥 지사와 함께한 김영태 대표(위).
여성독립운동가 오희옥 지사와 함께한 김영태 대표(위).


“직원들과 함께하는 마음으로 동행이라는 단어를 마음에 늘 새깁니다. 함께 성장해야 의미가 있죠.”

파워랩 김영태 대표의 경영방침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동행’이다. 나 하나 잘되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 잘되는 회사를 꿈꾼다고 했다. 기업의 소명이 지속성장이라면 그 동력은 협력에서 나온다는 것이 그의 소신이다. 그는 지금도 수시로 전 사원 및 협력사에도 함께 성장하는 기업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국내 시장보다 세계 시장 개척에 발 벗고 나서는 이유에 대해 숙모인 여성독립운동가 오희옥 지사의 가르침이 컸다고 했다. “옛날에는 총칼을 들고 싸우는 것이 애국이었으나 지금은 외화를 많이 벌어오는 것이 애국이니 세계시장을 상대로 사업을 하라”는 가르침이다. 또 친필로 써준 숭덕광업(崇德廣業), 덕으로 사업을 펼치라는 글귀를 사훈으로 삼고 사업에 임하고 있다. 이렇듯 사업을 함에 있어 큰 영향력을 준 오 지사는 2018년 3월 급성뇌경색으로 쓰러졌다. 김 대표는 오 지사가 빨리 완쾌되길 바라는 것과 오 지사를 향한 각계각층 인사의 관심과 격려에 대한 감사의 마음도 전했다.

김 대표는 앞으로도 애국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세계시장에 제품, 설비, 원료를 수출해 한국의 기술력을 널리 알리고 외화획득에 일조하겠다는 각오를 다시 한 번 다짐했다.

거칠게 몰아치는 파도처럼 시시각각 변화하는 경영 환경 속에서도 중심을 잡기 위해서 “지금까지가 아니라 지금부터다”라는 마음가짐으로 경영에 임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올해부터는 변화하는 사업 환경에 발 맞춰 새로운 제품군에도 도전한다고 밝혔다. 미소파워라는 이름으로 두피케어 샴푸, 두피 미스트, 모이스처 에센스 제품을 출시했다. 관계자는 “랩과 마찬가지로 해외에서 품질력을 인정받고 있어 해외 수출실적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김 대표는 “한국의 우수한 기술력과 품질 좋은 제품으로 세계시장에 도전해 세계 최고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상연 기자 j301301@donga.com
#중소벤처기업#기업#㈜파워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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