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장까지 선임 연기…‘DLF 중징계’ 후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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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차기 우리은행장 선임 일정 연기

차기 우리은행장 선임이 또 다시 연기됐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에 따른 책임으로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중징계인 ‘문책 경고’를 받으면서 지배구조가 흔들리게 된 영향이다.

우리금융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는 이날 차기 우리은행장 후보 추천을 재논의하기로 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차기 우리은행장 후보 추천에 대해 논의한 결과 새로운 여건 변화에 따라 후보 추천 일정을 재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당초 우리금융 임추위는 지난 29일 행장 후보 3명 중 최종 후보 1명을 확정짓지 못해 이날 결정할 계획이었다.

그런데 전날 금감원의 DLF 제재심에서 중징계를 받은 손 회장의 거취가 불투명해지면서 모든 일정에 차질이 빚어지게 된 것이다. 금융사 임원이 중징계에 해당하는 제재를 받을 경우 잔여 임기는 채울 수 있어도 향후 3년간 금융권 취업이 제한된다.

손 회장의 경우 3월 주주총회 전까지 제재 효력이 발휘되지 않는 한 3년 임기를 채워 나갈 수 있지만 따져봐야 할 변수도 많다. 금융위원회의 기관 징계에 대한 의결을 통해 주주총회 전에 징계 효력이 발생하게 된다면 손 회장의 연임은 어려워질 수 있다. 임추위로서는 손 회장에 대한 중징계 확정 여부에 따라 시나리오별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할 필요가 생긴 것이다.

결국 손 회장에 대한 거취 문제가 먼저 매듭지어져야 차기 우리은행장 선임도 가능할 전망이다. 행장 후보를 선임하는 임추위에는 손 회장이 위원장으로 참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손 회장의 거취가 불분명한 상황에서 손발을 맞춰 일할 행장 후보를 밀어붙이는 것도 부담일 수 밖에 없다.

DLF 제재심 결과로 우리금융 지배구조가 격랑에 휩싸이면서 내부는 충격에 빠진 모습이다. 만약 임추위가 금감원의 제재심 결과를 따르기로 방향을 틀 경우 회장 선임 절차부터 원점으로 돌아가야 하는 최악의 상황에 놓이게 된다. 일각에서는 중징계를 받은 CEO가 자리를 지킨 전례가 없다는 점에서 손 회장이 스스로 연임을 포기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럴 경우 자칫 경영 공백 등으로 이어져 큰 혼란이 생길 전망이다. 아직까지 이사회는 특별한 방향으로 의견을 모으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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