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혁신 선두주자 ‘실험실 창업’[기고/배중면]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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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중면 KAIST 교수
배중면 KAIST 교수
미국 스탠퍼드대의 기술을 활용한 스타트업이 7만여 개, 이들의 연간 매출은 3조 달러(약 3384조 원)라는 조사 결과가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 국내총생산(1893조 원)의 2배 가까운 금액이다. 이른바 ‘실험실 창업’의 중요성을 설명하는 좋은 예다.

실험실 창업이란 정부의 연구개발(R&D) 지원을 통해 대학이나 출연(연)이 논문 또는 특허 형태로 보유하고 있는 신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창업(Lab to Market)을 의미한다. 실험실 창업을 통해 설립된 기업은 일반 창업기업과 비교해 평균 고용 규모도 3배가량 높고(9.5명), 창업 5년 생존율(80%) 또한 일반 기업(27%)에 비해 우수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실험실 창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2015년에 ‘공공기술기반 시장연계 창업탐색 지원사업’, 이른바 한국형 I-Corps 사업을 출범시켰다. 223개의 ‘실험실창업탐색팀’을 발굴했으며 그중 115개의 스타트업이 탄생했다. 과기정통부를 비롯해 한국연구재단, 한국청년기업가정신재단, KIC(Korea Innovation Center)-워싱턴, 5개 실험실창업혁신단(한국과학기술원·KAIST 포함 5개 대학) 기관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실험실 창업 활성화를 통한 경제사회적 가치 창출’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불철주야 애쓰고 있다.

그중 KAIST 실험실창업혁신단은 2016년부터 2017년까지 전체 주관 기관 역할을 수행하며 한국형 I-Corps 사업의 견인차 역할을 해왔다. 2018년부터는 개편된 체계에 따라 서부권역(대전, 충청, 전라) 소속 대학 및 출연연의 우수한 실험실창업탐색팀을 발굴, 보육하며 매년 50% 이상의 창업 실적과 우수한 창업 성공사례를 만들어가고 있다.

한국형 I-Corps 사업은 2015년 시범사업을 시작으로 매년 사업 예산과 참여 대학이 늘고 있다. 사업이 5년 차로 접어들면서 성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하는 지금, 한국형 I-Corps 사업의 운영체계와 지원 방향에 대해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한국형 I-Corps 사업의 확산 및 원활한 국내 및 해외교육 운영을 위해서는 Node(권역별 거점대학)-Site(권역별 참여대학) 체계를 적용할 고민이 필요하다. 권역별 참여기관(Site) 지원 및 심화교육 운영, 전문가 양성과 관리 등은 Node 대학이 담당하고, 참가팀 선발·관리 및 기초교육 실시 등은 Site 대학이 담당하는 등 체계적인 사업 운영 시스템 도입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또 한국형 I-Corps 교육을 수료한 우수한 실험실창업팀들이 시장으로 나와 성공적인 사업화단계를 밟으며 유니콘 기업으로 날개를 펼칠 수 있는 ‘Post I-Corps’ 지원에 대한 구체적인 고민을 할 때다.

미국국립과학재단(NSF) I-Corps의 사례를 거울 삼아 우수한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들과 연계해 우수한 스타트업이 비상할 수 있는 다양한 채널의 후속지원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산업혁신#스타트업#실험실 창업#한국형 i-corps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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