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꿔야 산다’ 위기의 유통업계, 수장 전원 교체

  • 뉴시스
  • 입력 2019년 12월 20일 16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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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19일 인사 유통업계 경영진 모두 바꿔
인적 쇄신과 세대 교체로 최악 위기 탈출
온라인 패러다임 대응 위해 조직 개편도

결국 다 바꿨다. 온라인 패러다임 전환으로 최악의 위기를 맞은 전통의 유통 회사들이 생존을 위해 모두 수장을 교체했다. 키워드는 같다. 지속 성장을 위한 쇄신과 세대 교체다.

롯데그룹은 19일 ‘2020년 정기 임원 인사’를 하면서 유통 부문을 ‘강희태 체제’로 전환했다. 강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키고 유통BU(Business Unit)장과 롯데쇼핑 대표이사를 모두 맡겼다. 백화점·마트·슈퍼·e커머스 등 사업 부문을 롯데쇼핑 통합 법인으로 재편하면서 계열사 대표이사를 전무급으로 채웠다. 이 같은 조직 개편은 강 신임 부회장 진두지휘 하에 유통 계열사가 단일대오를 형성해 위기를 극복해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롯데는 내년 유통 부문 통합 모바일 쇼핑몰 앱 ‘롯데ON’을 시작하고, e커머스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이 대형 프로젝트를 차질 없이 진행하기 위해서는 더 일사불란하게 움직일 수 있는 조직이 필요하기 때문에 강 부회장에게 사실상 유통 부문 경영 전권을 줬다는 것이다. 롯데는 “의사 결정 단계 축소를 통해 빠른 실행력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라고 했다.

신세계는 평소 임원 인사 시기보다 두 달 이른 지난 10월 이마트 대표이사를 외부인사로 교체하는 초강수를 뒀다. 이마트는 올해 2분기 창사 이래 처음으로 분기 적자를 기록하는 최악의 실적 부진에 빠진 상황이었다. 기업 컨설턴트 출신인 강희석 신임 대표는 1969년생으로 전임 이갑수 대표보다 12살이나 어리다. 임원 40명 중 11명도 물갈이했다. 급변하는 유통 트렌드를 따라가기 위해 조직 전체에 세대교체 바람을 불어넣어 새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이마트는 8월부터 상시 초저가 전략 ‘국민가격 프로젝트’를 시작했고, 최근 자동화 물류센터를 추가하며 e커머스도 강화하고 있다. 신세계는 백화점도 바꿨다. 지난달 말 인사 직전까지만 해도 백화점 부문은 실적이 매년 좋아지고 있어 장재영 대표가 유임할 거라는 게 업계 중론이었다. 그러나 차정호 신세계인터내셔날 대표가 새 수장이 됐다. 신세계는 “미래 준비 강화와 성장 전략 추진에 초점을 맞췄다”고 했다. 비디비치 등 화장품·패션 사업을 시작해 성공시킨 차 대표를 통해 백화점에서도 새로운 실험에 나서겠다는 것으로 분석됐다.

현대백화점도 예년보다 2~3주 정도 이른 시기에 임원 인사를 하고 경영진을 1960년대생으로 채웠다. “새로운 경영 트렌드 변화에 보다 신속하고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는 게 현대백화점 설명이었다. 김형종 백화점 대표가 1960년생, 김민덕 한섬 대표는 1967년생, 윤기철 리바트 대표는 1962년생이다. 김형종 신임 대표는 8년간 한섬을 이끌며 패션 업계 최전선에 있었다. 트렌드 변화 속도가 빠른 패션 사업을 장기간 맡아온 만큼 김 대표가 백화점에서도 그 감각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큰 변화를 앞두고 있다. 최근 면세점 사업을 확대하고, 내년엔 대전과 남양주에서 프리미엄 아울렛을 오픈할 예정이다. 2021년 여의도 파크원에 새 백화점도 개점 한다. 이 사업들을 역동적으로 이끌어가기 위해 김 대표가 필요했을 거라고 업계는 보고 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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