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드는 걸로 고르세요”… 옷 주문했더니 3벌이 왔다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2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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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회사들 ‘온라인 쇼핑’ 이색 전략
사이즈-색상 달리해 보낸 뒤 나머지는 무료로 반품 받아
구매 시행착오 줄이기 위해 고객 직접 찾아가 사이즈 측정도


소비자의 상품 구매가 점차 온라인에서 이뤄지며 패션 회사들도 앞다퉈 소비자 친화적인 온라인 반품 정책을 내놓고 있다. 반품이나 교환, 수선과 같은 온라인 쇼핑의 단점을 적극적으로 끌어안아 소비자의 마음을 사겠다는 전략이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온라인 쇼핑이 대중화하며 반품이나 교환까지도 쇼핑의 한 부분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아가고 있다. 덕분에 과거엔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해 직접 상품을 확인하고 구매하던 고가 의류도 온라인으로 구매하고자 하는 수요가 늘고 있다.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친화적인 전략을 사용한 일부 회사가 소비자로부터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는 선례가 생기자 나머지 회사들도 관련 서비스를 고심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먼저 반품이 가능한 장벽을 낮춰 고객 편의를 증가시킨 서비스가 눈에 띈다. 삼성물산 SSF몰에선 최우수 고객(연간 구매액 100만 원이거나 연간 구매 횟수 3회 이상)을 대상으로 선택한 상품의 사이즈와 색상을 달리해 최대 3개까지 배송한 뒤 나머지를 무료로 반품해주는 ‘홈피팅’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더한섬닷컴도 우수고객을 대상으로 마음에 드는 상품 3가지를 먼저 배송 받은 뒤 48시간 안에 구매 여부를 결정하도록 하고 있다. 상품을 모두 결제하지 않아도 별도 비용이 청구되지 않는다.

구매의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한 시스템도 시도되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온라인몰 에스아이빌리지는 고객의 연령, 신장, 몸무게 등 정보를 입력하면 적정 사이즈를 추천해주는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닥스, 마에스트로 등 남성복 라인을 보유한 LF몰에선 아예 전문 테일러를 파견해 고객의 신체 사이즈를 측정하고 상담을 해준다. 밴을 개조한 ‘e테일러 카’(사진)를 동반해 별도로 피팅 공간을 마련한 것도 특징이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사이즈 문제는 전체 반품 사유의 약 70∼80%를 차지한다.

온라인 쇼핑 전용 수선 서비스도 있다. SSF몰은 업계 최초로 온라인 AS서비스를 내놨다. 휴대전화로 수선품의 사진을 촬영해 모바일로 접수하면 택배 기사가 방문해 수거하는 형태다.

이러한 노력은 실제 매출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삼성물산에 따르면 ‘홈피팅’ 서비스의 경우, 주문한 상품 이외에 추가로 받아본 상품을 연계 구매하는 고객이 전체 주문 건수의 10%를 차지한다. 더한섬닷컴의 ‘앳홈’ 서비스 역시 전년 대비 이용고객 수가 85% 증가했으며 매출액은 111% 늘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주요 온라인 판매사의 패션 및 의류 거래액은 전체 온라인 거래액의 17.4%를 차지했다. 이는 식품(21.9%) 다음으로 높은 비중이다. 삼성물산 측은 “앞으로 앳홈 서비스를 통해 각기 다른 컬러, 사이즈뿐 아니라 선택한 상품과 어울리는 다른 아이템까지 배송 받아본 뒤 반품할 수 있도록 서비스 범위를 확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윤경 기자 yunique@donga.com
#온라인 쇼핑#반품#홈피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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