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은 “쉬, 쉬” 삼엄한 보안…기금운용본부 압수수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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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9월 23일 15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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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 /뉴스1 DB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 /뉴스1 DB

“들어갈 수 없습니다.”

23일 오전 전북 전주시에 있는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에 생수를 배달하러 온 업체 직원은 당황했다.

평소 생수를 배달하러 왔다고 말하면 로비 보안대에서 사무실로 올라갈 수 있도록 문을 열어줬지만 이날은 예외였기 때문이다.

당황한 생수업체 직원에게 보안 직원들은 “올라가실 수 없습니다. 위에 직원에게 연락해 내려오라고 해야 합니다”고 말했다.

별수 없이 생수업체 직원은 기금운용본부 직원이 1층 로비까지 내려온 뒤에야 생수를 배달할 수 있었다.

23일 검찰 압수수색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에 배달온 생수업체 직원이 기금운용본부 직원을 기다리고 있다. 2019.9.23 /뉴스1
23일 검찰 압수수색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에 배달온 생수업체 직원이 기금운용본부 직원을 기다리고 있다. 2019.9.23 /뉴스1
한 기금운용본부 직원은 “평소에도 까다롭지만 오늘은 유난히 더욱더 보안이 철저한 것 같다”며 “아마 압수수색이 진행되고 있어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점심시간이 다가오니 직원들이 하나둘씩 로비로 내려왔다. 로비에서 사무실로 통하는 출입문이 하나 밖에 없었다.

이 때문에 출입문 앞에 늘어선 취재진 카메라 앞을 직원들은 지나쳐가야 했다. 일부 직원들은 카메라를 보고 얼어붙은 얼굴로 지나쳐 가거나 카메라에 놀라 뒷걸음을 치기도 했다.

직원들은 “뭐야, 뭐야 무슨일 있어”라며 서로 속삭였다. 그러자 다른 직원이 “압수수색 때문이잖아”라고 답했다.

이들은 카메라 앞을 지나면서 혹시나 얼굴이 찍힐까 염려해서인지 신분증과 손으로 자신의 얼굴을 가리며 종종걸음으로 로비를 빠져나갔다.

밖으로 나가는 이들에게 압수수색에 관련해 물었지만 “몰라요”라며 인터뷰를 거절했다.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부장검사 이복현)는 이날 오전부터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와 서울 강동구 상일동 삼성물산 플랜트사업본부를 압수수색하고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관련 서류를 확보하고 있다.

압수수색에 대해 기금운용본부 관계자는 “오전 9시30분부터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는 것은 맞다”며 “하지만 관련 부서에 대한 것은 말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전북=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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