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사상 첫 ‘마이너스’ 물가에도 “디플레 위험 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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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9월 3일 09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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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대형마트. 2019.8.1/뉴스1 © News1
서울의 한 대형마트. 2019.8.1/뉴스1 © News1
한국은행은 8월 소비자물가가 사상 처음으로 전년동월대비 마이너스(-) 0%를 기록했지만 디플레이션 위험은 낮다고 진단했다. 낮은 물가는 농축수산물과 석유류 등 공급측 요인과 정부 정책 측면에서의 물가 하방압력이 확대됐기 때문으로, 연말쯤에는 물가가 빠르게 반등할 것이라는 게 한은의 전망이다.

통계청이 3일 발표한 ‘2019년 8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8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수준과 같았다. 소수점 둘째 자리까지 비교하면 올해 8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4.81로 전년동월 104.85보다 0.04%포인트(p) 하락했다.

한은은 올해 들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대의 낮은 수준을 이어가다 급기야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0%대를 기록한 것은 수요측 물가압력이 약화된 가운데 농축수산물과 석유류 등 공급측 요인과 정부 정책 측면에서의 물가 하방압력이 확대된 데 주로 기인한다고 분석했다.

특히 8월에는 지난해 폭염으로 농축수산물 가격이 급등한 데 따른 기저효과와 최근 국제유가 하락 등으로 공급측 요인의 물가 하방압력이 더욱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8월 소비자물가가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 0%를 나타냈지만 디플레이션 가능성은 낮다며 관련 우려를 일축했다. 한은은 “향후 우리 경제가 예상 밖의 충격이 발생하지 않는 한 전반적인 총수요가 급격히 위축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이어 “물가 여건뿐만 아니라 경기상황, 자산시장 여건 등 보다 포괄적인 방식으로 디플레이션 발생 가능성을 평가하는 IMF의 디플레이션 취약성 지수(DVI)를 산출해 보면 상반기 중 우리나라의 디플레이션 위험도는 매우 낮음 단계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디플레이션은 통상적으로 물가수준의 하락이 자기실현적(self-fulfilling) 기대 경로를 통해 상품과 서비스 전반에서 지속되는 현상을 말한다.

한은은 최근의 저인플레이션 현상은 물가하락의 광범위한 확산성과 자기실현적 특성이 나타나지 않는 데다 공급측·제도적 요인이 상당 부분 가세한 결과여서 디플레이션의 징후로 단정하기 곤란하다고 판단했다.

한은은 “소비자물가 구성 품목 중 가격하락을 주도하는 품목 수의 비중은 여전히 제한적인 상황”이라며 광범위한 확산성이 보이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자기실현적 특성에 대해서도 한은은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이 물가안정목표인 2% 수준을 나타내고 있어 자기실현적 물가하방압력을 어느 정도 제어하고 있다”며 “전문가 기대인플레이션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상회한다”고 진단했다.

일본의 경우 1995년 디플레이션 국면으로 진입하기 이전 단기 기대인플레이션이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동조하며 빠르게 하락한 바 있다.

물가에 대해서는 “최근 낮은 인플레이션은 수요측 요인보다는 농축수산물과 석유류 가격 약세 등 공급측면에서의 일시적 요인과 정부 복지정책 강화와 같은 제도적 요인에 주로 기인한다”며 “이러한 요인들의 영향을 제외한 기조적 물가지표는 1%대 초중반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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