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야에 잠 못 드는 한국’…꿀잠족 위한 ‘수면경제’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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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7월 10일 11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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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백화점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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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이사를 한 직장인 A씨(42)는 그동안 사용하던 퀸사이즈 침대 대신 부부가 따로 잘 수 있는 슈퍼싱글 사이즈 침대 2개를 침실에 들여놨다. A씨는 “남편과 출퇴근 시간이 달라 고민 끝에 싱글 침대를 사기로 했다”며 “밤중에 뒤척거려도 중간에 깰 일이 없고 숙면을 취할 수 있어 컨디션 조절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숙면’(熟眠) 용품 시장이 점점 커지고 있다. 불면증에 시달리는 소비자들을 겨냥한 시장으로, ‘슬리포노믹스’(sleeponomics·수면 경제)라는 말까지 등장했다.

특히 여름철 찌는 듯한 열대야로 불면증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늘면서 숙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10일 한국수면산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슬리포노믹스 시장은 2012년 5000억원에서 올해 3조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추정된다. 말 그대로 잠이 돈 되는 시대가 왔다.

이미 퇴근 서점가에는 수면을 다룬 과학 서적이 베스트셀러로 떠올랐다. 하루에 8시간을 자지 않으면 만성 수면 부족에 시달리고 우울증이나 불안·당뇨 등을 겪을 수 있다는 내용으로 화제가 됐다. SNS에서는 ‘수면 파산’이라는 단어가 새로운 키워드로도 등장했다.

그러나 한국인의 잠은 부족한 상태다. 2016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에 따르면 한국인은 하루에 7시간 41분을 잤다. 평균(8시간 22분)보다 41분 정도 부족한 수치로, OECD 국가 중 꼴찌다. 직장인의 수면 시간은 더 짧은 6시간 6분에 그쳤다.

시간뿐만 아니라 잠의 품질도 문제다. 수면 장애로 진료를 받은 한국인은 2010년 28만명에서 이듬해 30만명을 돌파했고, 2015년엔 45만명으로 늘었다. 수면제 처방도 2014년 126만4000건에서 2017년 159만8000건으로 증가했다.

숙면에 대한 욕구가 높아지면서 ‘꿀잠’만 잘 수 있다면 고가의 아이템에도 지갑을 선뜻 여는 것도 일상이 됐다. 이미 백화점에서는 ‘꿀잠템’(꿀잠과 아이템의 합성 신조어)이 인기다.

실제 2014년 3%에 불과했던 신세계백화점의 침대 매출 신장률은 지난해 14.7%로 껑충 뛰었다.

이에 맞춰 신세계백화점은 올해 처음으로 ‘꿀잠 페어’ 행사를 기획했다. 열대야 불면증으로 고생하는 고객들을 위해 숙면 솔루션을 제안하고 수면 컨설팅을 돕는다는 취지다.

오는 18일까지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서 열리는 꿀잠 페어에서는 숙면에 대한 모든 것을 직접 경험하고,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편안한 잠자리에 필수적인 침대, 매트리스, 베개 등을 가장 편안한 상태에서 체험하고 상담받을 수 있는 공간을 행사장에 마련했다. 행사장도 독립된 공간으로, 내 방 같은 안락함을 제공한다.

숙면에 도움이 되는 소품류를 직접 만들어볼 수 있는 클래스도 있다. 북촌 한옥마을에 있는 향수공방 ‘르네랩’에서는 팝업을 열고 향수 만들기 클래스를 진행한다. 베개 커버 등 침구에 뿌리거나 몸에 뿌리면 스트레스를 완화하고 편안한 상태로 만들어 준다.

또 ‘라마라마플라워’는 질 높은 수면을 선사해주는 반려식물을 직접 심어보는 가드닝 클래스를 열 예정이며, 신세계백화점의 란제리 PB 상품인 언컷은 여름에 시원한 인견 소재로 만들어 뒤척여도 불편하지 않을 잠옷을 선보인다.

손문국 신세계백화점 상품본부 부사장은 “최근 잠을 위해 아낌없이 투자하는 고객이 늘고 있다”며 “열대야 시즌에 맞춰 백화점에서도 처음으로 수면용품 행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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