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감 몰아주기 의혹 SM엔터, 배당으로 주주 달래기?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6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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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만 회장 지분 100% 회사에 자문 등 명목 10년간 816억 지급
주주 반발에 상장후 첫 배당 검토

YG엔터테인먼트가 성접대 의혹에 휘말린 데 이어 SM엔터테인먼트도 일감 몰아주기 문제가 불거지면서 연예기획사에 대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SM은 논란이 커지자 2000년 상장 이후 처음으로 배당을 검토하겠다며 주주 달래기에 나섰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M의 3대 주주인 KB자산운용은 SM에 최근 불거진 일감 몰아주기 의혹에 대한 적극적인 해명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방안을 촉구하는 주주서한 발송을 검토 중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M의 최대 주주는 이수만 회장(19.04%)이고 국민연금공단이 8.18%, KB자산운용이 6.60%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KB자산운용에 따르면 SM은 지난해 창업자인 이 회장이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라이크기획에 음악 자문 등의 명목으로 145억 원을 지급했다. 특히 SM이 실적 부진을 겪은 2017년에는 전체 영업이익 109억 원과 맞먹는 108억 원이 라이크기획으로 넘어갔다. 10년간 SM에서 라이크기획에 지급된 돈은 모두 816억 원에 이른다. KB자산운용은 SM이 라이크기획과 맺은 용역계약이 부당한 일감 몰아주기 행위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주주 압박이 거세지자 SM은 지난달 30일 “주주가치 증대에 대해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수립하겠다”며 배당과 자기주식 매입 등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또 라이크기획과의 계약은 일감 몰아주기에 해당하지 않고 법률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SM 측은 “2000년 코스닥 상장 이후 라이크기획과의 계약과 거래 내용이 투명하게 공시 및 감사됐다”며 “외부 전문기관들의 자문을 거쳐 글로벌 동종 업계의 사례를 분석해 적정한 기준으로 체결한 계약”이라고 반박했다. 일각에서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직권 조사에 착수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지만 공정위는 현재로서는 조사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아직은 시장 상황 등을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KB자산운용 등의 의혹 제기가 SM의 배당 추진 등 주주가치 제고 논의로 이어지면서 주가도 급등했다. 지난달 30일 코스닥시장에서 SM엔터테인먼트 주가는 12.22% 올랐고 31일에도 1.30% 오른 4만2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신민기 minki@donga.com·임희윤 기자
#이수만#일감 몰아주기#sm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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