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 133조원 투자를 발표한 삼성전자가 AI 연구역량 확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해 8월 AI를 4대 미래 성장사업 중 하나로 정하고 공격적으로 연구 역량 확대에 나서고 있다. 특히 세계적인 AI 분야 석학들을 빠르게 영입하는 것이 특징이다. 삼성전자는 한국 기업으로는 최초로 세계적 AI 연구소로 꼽히는 캐나다 ‘밀라연구소’ 건물에 입주했다고 2일 밝혔다. 밀라 연구소 소속 사이몬 라코스테 줄리앙(Simon Lacoste-Julien) 몬트리올대 교수를 영입해 몬트리올 AI 랩장에 선임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1일(현지시간) 캐나다 몬트리올에 위치한 밀라 연구소 건물로 ‘종합기술원 몬트리올 AI 랩(이하 몬트리올 AI 랩)’을 확장이전했다. 미래 인공지능 분야의 근원적 혁신기술 연구를 강화하기 위한 포석이다. 밀라 연구소는 딥러닝분야의 세계 3대 석학 중 한 명인 요슈아 벤지오(Yoshua Bengio) 교수를 주축으로 몬트리올대, 맥길대 연구진, 글로벌 기업의 AI 개발자가 협력하는 세계적 딥러닝 전문 연구기관이다.
삼성전자는 ‘몬트리올 AI 랩’에서 비지도 학습(Unsupervised Learning) 및 생성적 적대신경망(GANs, Generative Adversarial Networks)을 기반으로 새로운 딥러닝(Deep Learning) 알고리즘과 온디바이스 AI(On-Device AI) 등 혁신기술 연구에 집중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연구개발 인력을 몬트리올 현지에 지속 파견하며 ‘몬트리올 AI 랩’을 선행 인공지능 연구 전문가 양성 거점으로도 활용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은 2014년부터 업계 최초로 요슈아 벤지오 교수와 협력해 인공지능 핵심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있으며 2017년부터는 음성인식 관련 공동논문도 매년 발표하고 있다.
요슈아 벤지오 교수는 “삼성전자와 깊은 신뢰를 바탕으로 의미 있는 연구 성과를 만들어 왔다”며 “밀라 연구소에 개소한 몬트리올 AI 랩은 인공지능 분야의 기술적 난제를 극복하는데 서로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AI 연구는 삼성전자의 시스템반도체 역량과도 직결된다.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에서 ‘뉴로모픽’(neuromorphic)‘ 연구에 집중하는 것도 이때문이다. ’뉴로모픽‘ 기술이란 현재의 반도체 집적회로 기술 기반 하드웨어를 인간의 뇌신경구조로 모방하는 것을 말한다. 앞으로 인간의 뇌 구조를 모사한 뉴로모픽 반도체칩을 활용한 인공지능이 나오면, 하드웨어의 크기와 전력 소모를 훨씬 줄일 수 있어서 컴퓨팅 성능이 비약적으로 향상된다.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황성우 부원장은 “종합기술원은 시스템 반도체에 적용되는 인공지능 연구에 집중할 계획”이라며 “몬트리올 AI 랩을 통해 인공지능 이론, 차세대 딥러닝 알고리즘 등 향후 10년을 책임질 근원적 혁신 연구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은 차세대 인공지능 기술 개발을 위해 요슈아 벤지오 교수 외에도 얀 르쿤 교수(Yann LeCun, 뉴욕대), 리차드 제멜 교수(Richard Zemel, 토론토대) 등 세계적인 석학과도 협력하고 있다. 요슈아 벤지오 교수와 얀 르쿤 교수는 2019년 3월 딥러닝 분야 연구 업적을 인정받아 컴퓨터 과학분야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튜링 어워드(Turing Award) ‘ 수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미국 페이스북의 인공지능(AI) 연구 총괄을 지낸 르쿤 교수는 컨볼루션 신경망(CNN, convolutional neural networks)의 대가로 꼽힌다. 수학적 연산을 통해 이미지를 인식하는 딥러닝의 대표적인 알고리즘이다. CNN은 이미지 인식에서 낮은 오차율을 보여 정체돼 있던 딥러닝 연구를 진일보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복잡한 패턴의 이미지를 인식해 그로부터 높은 수준의 데이터를 추출할 수 있는 인공신경망의 한 종류다. 필터가 인식된 이미지에 좌표를 설정하고 좌표당 숫자들을 출력하는 과정을 통해 복잡한 이미지에서 고수준의 정보를 추출한다.
르쿤 교수는 지난해 삼성전자 AI 포럼에 참석해 “저전력의 효율적인 CNN 칩은 음성과 영상인식 기술의 진보를 이뤄 자율주행차 뿐 아니라 각종 데이터 분석, 얼굴 인식, 보행자 인식, 로봇, 의료, 드론, 지능형 센서, 웨어러블 디바이스 등 다양한 영역에서 획기적 혁신을 일으킬 수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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