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분이면 문앞까지 배송” 유통업계 뜨거운 배달 전쟁

  • 동아일보

가격-품질만큼 중요한 ‘배달 경쟁력’

18일 오전 현대홈쇼핑 배송 담당 직원이 고객에게 TV 상품을 배송하고 있다. 현대홈쇼핑은 3월부터 주문 후 3∼5시간 안에 패션·식품 상품을 받아볼 수 있는 ‘H익스프레스’와 ‘H퀵’ 배송 서비스를 업계 최초로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현대홈쇼핑 제공
18일 오전 현대홈쇼핑 배송 담당 직원이 고객에게 TV 상품을 배송하고 있다. 현대홈쇼핑은 3월부터 주문 후 3∼5시간 안에 패션·식품 상품을 받아볼 수 있는 ‘H익스프레스’와 ‘H퀵’ 배송 서비스를 업계 최초로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현대홈쇼핑 제공
워킹맘 김모 씨(37·여)는 식재료를 비롯해 각종 생필품, 의류, 자녀 학용품 등 대부분을 온라인 쇼핑몰에서 구입한다. 마트에서 장 보는 것보다 집 앞까지 배송되는 온라인 쇼핑에 익숙해진 김 씨는 언제부턴가 ‘얼마나 빨리 배송 받을 수 있느냐’를 쇼핑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김 씨는 “워낙 빠른 배송에 길들여지다 보니 원하는 시간에 배송되지 않으면 살림에 차질이 생긴다”고 말했다.

가격이나 품질을 상품 구매 기준의 1순위로 여겼던 소비자들이 변하고 있다. 이제는 얼마나 빠르고 편리하게 배송될 수 있는지를 따지는 ‘배송 경쟁력’이 구매의 중요한 기준으로 떠올랐다. 이에 따라 동일 상품 최저가 경쟁을 벌였던 온라인 유통채널은 얼마나 차별화된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느냐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여기에 전화 주문이나 방문 판매 비중이 높았던 홈쇼핑과 대형마트, 편의점 업계도 최단시간 배송, 배송 제품군 확대, 묶음 배송 등 이색 서비스 등을 내세우며 배송전쟁에 가담하고 있다.

현대홈쇼핑은 최근 ‘H딜리버리’라는 배송 브랜드를 출시하고 패션·식품 상품에 특화된 배송 서비스를 이달부터 운영하고 있다. 차량으로 배달하는 ‘H익스프레스’는 오후 1시 전에 주문한 패션상품을 3∼5시간 안에 배송해주는 게 특징이다. 오토바이로 배송하는 ‘H퀵’ 서비스는 오후 4∼6시 홈쇼핑 채널에서 방영되는 식품 상품을 주문하면 5시간 안에 배송해준다. 현대홈쇼핑 관계자는 “H퀵서비스를 지난해 서울 송파구와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서 시범 운영한 결과, 주문 완료 후 3시간 만에 모든 상품이 고객 집에 배송됐다”며 “이달부터 서울 강남구와 서초구도 서비스 지역에 넣고 이후 서울 전 지역에 확대 도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롯데마트도 유통업계 최초로 ‘30분 배송 서비스’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롯데마트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상품을 주문하면 해당 제품은 매장의 컨베이어벨트로 연결된 바구니에 담긴다. 이렇게 담긴 제품은 창고로 이동돼 포장되고 이를 직원이 오토바이로 배송하는 방식이다. 롯데마트는 서울 잠실점과 금천점 가운데 한 곳에서 시범 도입한 후 이를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이달에 서비스를 도입하려 했지만 라이더의 안전 문제 등으로 도입 시점을 다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GS25, 미니스톱 등 편의점 업계도 최근 배송 애플리케이션과 손잡고 편의점의 물품을 집 앞으로 배달하는 배송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다양한 품목이 문 앞까지 배달되길 원하는 소비자의 수요를 반영해 업체들도 배달 가능한 품목을 늘리고 있다. ‘배달의 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 12월부터 음료 라면 반찬 샴푸 섬유유연제 등 식품과 생필품을 배달하는 ‘배민마켓’을 송파구 일대에서 시범 운영하고 있다. 업체 관계자는 “구매금액이 3만 원 이하일 경우 별도의 배달 팁(3500원)을 내는데도 불구하고 30분 안으로 원하는 생필품을 빠르게 배송해준다는 점에서 만족도가 높다”며 “현재 650여 종의 배송 상품군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헬스앤드뷰티(H&B) 업계 최초로 화장품 당일 배송 서비스를 도입했던 올리브영도 이달에 배달 가능 품목을 300개 품목에서 1000개 품목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
#마케팅#유통#배달#현대홈쇼핑#h딜리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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