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률, 작년 -24% → 올해 20% 반전… 중국펀드 ‘봄바람’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3월 4일 03시 00분


작년엔 美中무역전쟁 탓 고전, 올들어 경기부양 등 기대감에 급등
MSCI 중국 비중확대도 한몫… “체력 회복 신호 없어 분산투자를”


중국의 성장세 감소와 미중 무역전쟁 격화로 수익률이 감소해 애물단지 취급을 받던 중국 펀드가 올 들어 20% 넘게 오르며 고공행진을 벌이고 있다.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책에다 미중 무역전쟁이라는 악재가 조만간 해소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진 것이다. 이에 따라 한동안 중국 펀드에서 자금을 빼던 투자자들도 다시 펀드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설정액 10억 원 이상인 펀드를 대상으로 올해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지난달 말 기준으로 중국 펀드 166개의 평균 수익률은 20.12%로 전체 국가별 펀드 가운데 가장 높았다. 미국(13.60%), 브라질(11.86%), 한국(9.96%) 베트남(8.73%), 인도 펀드(―2.70%)는 중국보다 낮았다.

지난해 말 2,493.90으로 마감했던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이달 1일 2,994.01까지 상승했다. 올 들어 주가 상승폭이 20.2%에 이르고 있다. 이에 중국 증시가 지난해 6월 15일(3,021.90) 이후 처음으로 3,000 선을 회복할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상하이지수의 움직임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는 중국 펀드들이 특히 높은 수익률을 내고 있다.


‘미래에셋 차이나A 레버리지1.5 펀드’는 올해에만 35.07%의 수익을 올렸다. ‘삼성 중국본토중소형포커스 펀드’ 환노출형(24.62%), ‘이스트스프링 차이나드래곤 A-Share 펀드’ 환노출형(22.63%) 등도 연간 수익률 20%를 넘었다. 상장지수펀드(ETF) 중에서는 ‘미래에셋 TIGER차이나A 레버리지’가 올해 수익률 56.14%로 가장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지난해 중국 증시는 미중 무역전쟁의 영향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중국 내의 투자, 생산, 내수가 동반 부진에 빠지면서 1990년 이후 28년 만에 가장 낮은 6.6% 성장에 머물렀다. 중국 증시에 투자하는 국내 펀드도 지난해에만 평균 약 24% 손실을 냈다. 중국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이 이어지자 투자자들은 최근 1년 동안 중국 펀드에서 649억 원의 자금을 빼갔다.

하지만 최근 중국 증시 수익률이 크게 개선되자 다시 중국 펀드에 돈을 넣는 투자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올해 들어 중국 펀드에는 114억 원이 유입돼 해외 펀드 중에서는 베트남 펀드(520억 원) 다음으로 많은 돈이 몰려들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중 간 무역전쟁 휴전 기간을 연장하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 추진한 점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중국 정부가 경기 부양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발표할 것이란 전망도 이어지고 있다. 글로벌 주가지수 제공업체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의 신흥시장 지수에 중국 비중을 5%에서 20%로 확대하기로 하면서 글로벌 자금의 추가 유입도 기대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중국 경제의 기초체력이 회복되고 있다는 뚜렷한 신호가 없어 중국 펀드에 투자를 크게 늘리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고 본다.

최설화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상장사들의 올해 1분기(1∼3월) 실적에 대한 불확실성이 남아 있고 미중 무역협상의 결론도 아직 나오지 않았다”며 “중국에 대해 너무 낙관하기보다 자산 일부를 분산 투자하는 정도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중국펀드#무역전쟁#msc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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