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重 회생 발판 마련했지만…조남호 회장 경영권 상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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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3월 2일 07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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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단, 이병모 전 STX조선해양 대표 ‘구원투수’로

한진중공업의 필리핀 수빅 조선소 전경. © News1
한진중공업의 필리핀 수빅 조선소 전경. © News1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추진으로 조선업계의 지각변동이 본격화된 가운데, 경영난을 겪던 한진중공업의 앞날도 불투명해졌다. 자산 매각과 구조조정으로 재무구조 개선에 힘써왔지만 필리핀 수빅 조선소 부실 등의 타격이 컸다.

한진중공업이 산업은행 등 채권단 손에 넘어가게 되면서 고(故) 조중훈 한진그룹 창업주의 차남인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이 경영권을 잃게 됐다. 한진중공업그룹은 사실상 도시가스 등 집단에너지(대륜 E&S)와 레저(솔모로CC) 부문만 남게 된다.

한진중공업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발행주식의 약 86.3%를 차등 감자한다고 지난달 28일 공시했다. 최대주주인 한진중공업홀딩스(30.98%)와 조 회장(0.50%) 등 대주주 지분은 전액 감자한다. 나머지 주식은 5 대 1로 감자한다. 이에따라 한진중공업의 자본금은 5303억원에서 727억원으로 줄어든다.

감자차익으로 결손금을 털어내는 구조여서 한진중공업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다만 이번 감자로 조 회장과 한진중공업홀딩스의 한진중공업 보유 주식은 전부 사라지게 됐다. 사내이사 임기가 3월 말 종료되는 조 회장은 한진중공업 사내이사에서도 물러난다.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 © 뉴스1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 © 뉴스1
채권단은 STX조선해양 사장을 지낸 조선업계 ‘원로’ 이병모 인하대 조선해양공학과 산학교수를 새 사내이사 후보로 올렸다. 채권단은 STX조선해양의 구조조정 경험이 있는 이병모 체제로 경영정상화를 추진한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감자 이후 완전 자본잠식으로 주식 거래가 중단된 한진중공업에 약 6800억원 규모 출자전환으로 부채비율을 낮춰 경영정상화에 나선다. 채권단은 또 한진중공업 경영정상화 계획의 이행 약정 기간도 2020년 12월 31일까지로 연장하기로 했다.

한진중공업은 조남호 회장이 애착을 갖고 공을 들인 필리핀 수빅 조선소가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지난달 현지법원에 기업회생을 신청하면서 동반 부실에 빠졌다. 조선소 건설 당시 세계 최대 도크 규모를 자랑하며 2007년 6월 첫 수주 선박의 건조작업을 시작한 수빅조선소는 2014년 수주잔량 기준 전세계 조선소 10위권에 진입하는 성과를 내기도 했지만 조선업 불황과 경영 부실 등으로 무너졌다.

한진중공업은 지난 1월 필리핀 수빅조선소가 현지 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함에 따라 자본금 대비 자본총계 비율이 -140%를 기록, 완전자본잠식에 빠졌다. 수빅조선소에 대한 한진중공업의 보증채무는 4억1000만달러(약 4600억원) 규모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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