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혁신으로 다시 뛰는 대한민국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2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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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우리 청년들에게 제조업은 어떤 이미지일까? 산업을 담당하는 장관으로서 그들의 생각이 늘 궁금하다. 청년들이 제조업에 대해 어떤 이미지를 갖느냐가 결국 우리 산업의 미래를 결정할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 제조업의 이미지를 하나로 그려내기는 어렵다. 시뻘건 쇳물을 붓는 모습에서부터 새하얀 방진복을 입고 현미경을 보는 모습, 로봇이 로봇을 만드는 공장까지, 제조업의 이미지는 계속 달라지고 있다. 이제는 어릴 적 꿈꿨던 하늘을 나는 자동차, 물로 가는 자동차가 점차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제조업은 끊임없이 진화하며 인간의 꿈을 하나씩 이루어 나가고 있다. 그래서 필자는 제조업에서 꿈의 이미지를 찾는다.

우리 제조업의 역사도 이와 다르지 않다. 경공업에서 중화학공업으로, 다시 정보기술(IT)산업에 이르기까지 끊임없는 혁신과 진화로 좁은 내수시장과 자원 부족이라는 한계를 극복하면서 한국 경제의 성장과 변화를 주도해 왔다.

섬유의류 산업에서는 3차원(3D)가상제작 소프트웨어로 급성장하는 젊은 벤처기업이 등장하고, 철제 쌀통을 만들던 기업은 반도체 장비와 의료기기를 만드는 기업으로 재탄생했다. 우리 제조업은 오늘 이 순간에도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제조업에 대한 위기의식이 커지는 것도 사실이다. 후발국은 급속히 부상하고 있는데, 선진국을 추격하며 빠르게 성장한 우리는 더 이상 따라갈 대상이 없는 상황에서 주춤거리고 있다. 추격자가 아닌 당당한 선도국으로서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 내야 하는 시점인 것이다.

이제는 제조업 현장의 변화에 맞춰 산업정책도 변화할 차례이다.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에서 정부가 주도하고 민간과 지자체가 따라오는 체계로는 더 이상 성공하기 어렵다. 민간과 지자체가 자유롭게 역량을 발휘하고 정부가 이를 뒷받침하는 방식이 필요하다. 이번 산업통상자원부 업무보고에서 제시한 ‘제조업 활력 회복 및 혁신 전략’은 이러한 고민을 담아 업계, 전문가들과의 논의와 지자체와의 협업을 통해 마련되었다. 특히 지역과 제조업에 대한 현실과 미래를 아우르는 대안을 마련하고자 지혜를 모았다. 어려움이 상대적으로 큰 전북, 부산·경남, 광주·전남, 대구·경북 지역에서 지자체와 함께 14개의 프로젝트를 발굴하고 지역 여건에 맞는 정책을 담았다. 전자부품 업체들이 친환경 공기산업과 홈케어 산업으로 진출하고, 조선기자재 업체들은 해상풍력 구조물 제작을 통해 새로운 일거리를 찾을 수 있도록 돕고자 하였다. 자동차를 비롯한 주력 제조업에 대해서는 자립화·글로벌화, 초격차, 재도약, 탈바꿈이라는 미래 전략을 제시하고, 이에 맞는 다양한 지원 방안을 마련하였다. 이와 함께 수소경제, 항공, 로봇, 에너지 신산업 등 우리 경제가 나아갈 차세대 산업을 제시하고 새로운 산업과 기업이 나올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고자 하였다.

인류가 계속되는 한 필요한 물건을 만드는 제조업은 계속된다. 누군가는 옷을, 또 다른 누군가는 이동수단을 만들어야 한다. 환경이 변함에 따라 제조업이 소멸되는 것이 아니라 혁신을 통한 진화로 그 모습이 달라질 뿐이다. 산업정책 역시 제조업의 진화에 맞춰 그 모습을 혁신하며 계속 진화해 나가야 한다. 더 많은 청년들이 과감하게 제조업의 미래에 도전하고 제조업 현장에서 꿈과 희망을 찾을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산업정책의 궁극적인 목적이 되어야 할 것이다.

이번 대책이 청년들에게 희망찬 제조업의 이미지를 그릴 수 있는 계기가 되도록 후속 대책들도 차질 없이 준비해 나가겠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중소벤처기업#중소기업#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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