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GI “한진칼 경영권 장악 의도 없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1월 20일 03시 00분


코멘트

지분 9% 취득해 2대 주주로… 일각 “새 이사 선임 요구할 수도”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의 2대 주주에 오른 토종 사모펀드(PEF) KCGI가 “경영권 장악 의도는 없다”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경영권 분쟁 가능성을 예상하고 급등했던 한진칼 주가는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KCGI는 지배구조 개선, 배당 확대 등 주주 가치를 내세운 사모펀드 운용사로 국내 행동주의 펀드 1세대로 평가받는 강성부 대표가 올 7월 설립했다. KCGI는 이달 15일 한진칼 지분 9%를 매입하며 조양호 회장 일가(28.95%)에 이어 2대 주주로 올라섰다. 이를 두고 재계에서는 토종 펀드의 ‘경영 개입’ 위협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KCGI는 19일 발표한 입장문에서 “한진칼 지분 취득을 경영권 장악 의도로 해석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며 “주요 주주로서 경영활동 감시와 견제 역할에 충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엘리엇 등 외국계 행동주의 펀드와 비교되는 점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KCGI는 “한진그룹 계열사들은 유휴 자산이 많고 투자가 지연돼 기업 가치가 저평가돼 있어 지배구조 개선을 통해 기업 가치를 증대할 기회가 많다”며 “외국계 투기자본이 요구하는 비합리적인 배당 정책이나 구조조정을 통한 단기 이익 실현을 추구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KCGI가 새 이사 선임 등에 적극 참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당장 한진칼 이사회 7명 중 4명을 새로 선임하는 내년 3월 주주총회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KCGI가 경영 참여 의지를 유화적으로 드러냈다”며 “내년 주총에서 주주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두세 명의 이사진 교체를 추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KCGI가 지분을 취득한 다음 날인 16일 14.75% 급등했던 한진칼 주가는 이날 6.69% 하락했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kcgi#한진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