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LNG 추진선, 한국 조선업 새 블루오션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0월 30일 03시 00분


코멘트

조선사들 글로벌 시장공략 박차


국내 조선사들이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앞세워 액화천연가스(LNG) 추진선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제해사기구(IMO)의 황산화물(SOx) 규제가 2020년 본격적으로 발효될 예정이라 친환경 선박이라 불리는 LNG 추진 선박이 규제에 대응할 근본적인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2020년 시행되는 IMO의 황산화물 규제는 선박 연료의 황산화물 함유량을 현행 3.5%에서 0.5%로 제한하는 내용이다. 주요 선사들은 환경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3가지 대안을 놓고 고민하고 있다. △탈황장치인 스크러버(Scrubber)를 장착해 황산화물을 줄이거나 △유황 성분이 낮은 저유황유를 쓰거나 △LNG 추진선으로 선박을 바꾸는 것이다.

스크러버 장착은 임시방편에 불과하고, 저유황유는 가격이 비싸다. 이에 지속 가능한 대안으로 떠오르는 것이 LNG 추진선이다. LNG는 기존 선박 연료인 벙커C유에 비해 황산화물 배출이 거의 없다. 질소산화물 배출을 85%, 온실가스(이산화탄소) 배출을 25% 이상 절감할 수 있고 연료비도 35%가량 줄일 수 있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기술 적용을 꺼리는 업계 정서와 LNG 추진선이 도움이 될지 회의적이었던 선주들 때문에 수요가 그리 많지 않았다. 지난해부터 LNG 추진선이 장기적으로 답이라는 분위기가 조성됐다”고 전했다.

조선업계에서는 LNG 추진선의 향후 8년간 누적 시장 규모가 최대 10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글로벌 불황에 시달리던 조선업의 미래를 책임질 새로운 시장이 열리게 되는 셈이다. 최근 독일에서 열린 조선해양기자재박람회에서 발표된 해사 산업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선사 10곳 중 4곳 정도(44%)는 신규 발주 시 LNG 추진 선박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최대의 선급회사인 영국 로이드선급은 2025년 한 해에만 650척의 LNG 추진선이 발주될 것으로 예상했고, 2025년까지 최대 1962척의 LNG 추진선이 건조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조선사들은 이미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성과를 내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현대미포조선이 2016년 5만 t급 LNG 추진 벌크선을 처음 수주한 이래 지금까지 11만4000t급 원유 운반선 9척, 1만5000TEU급 컨테이너선 6척 등 총 18척의 LNG 추진 선박을 수주했다. 세계 조선업체 중 최고 실적이다. 대우조선해양은 2013년 독일 엔진 메이커인 만디젤사와 천연가스 구동 선박 기술 상용화에 성공했고, 2015년 세계 최초로 ‘LNG 추진 컨테이너선(3100TEU급)’을 선보였다. 2016년 2월엔 세계 최초로 ‘천연가스 추진 LNG 운반선’을 인도했다.

정부가 LNG 추진 선박 발주에 힘을 보태고 있는 것도 조선사들엔 호재다. 정부는 올해 5월 열린 ‘제7차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LNG 추진 선박 연관 산업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앞으로 정부는 2025년까지 100여 척의 LNG 추진선 건조를 목표로 발주처에 금융 및 보조금, 세제 혜택 등을 줄 예정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 조선사는 중국 등 해외 국가보다 인력 수준도 높고 건조 속도도 2∼3배는 빠를 정도로 기술력이 우수해 경쟁력이 높다. LNG 선박은 가격도 높아서 조선산업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조선사#lng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