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성 “부자들 고가 아파트는 정부가 관여해야 할 이유 없어”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9월 6일 03시 00분


코멘트

강남 타깃 규제 부정적 입장 밝혀… “모두가 강남 살아야할 이유없어”


장하성 대통령정책실장(사진)이 5일 부동산 폭등과 관련해 “모든 국민이 강남 가서 살려고 하는 건 아니다”며 서울 강남을 타깃으로 한 부동산 규제에 부정적인 뜻을 밝혔다. 강남권을 중심으로 한 서울 집값 폭등으로 정부의 대책 마련을 호소하는 청와대 청원까지 빗발치는 상황에서 장 실장이 또 다른 논란거리를 제공한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장 실장은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모든 사람이) 강남에 살아야 될 이유도 없고, 거기에 삶의 터전이 있지도 않다”며 “저도 거기(강남)에 살고 있기 때문에 제가 이렇게 말씀드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장 실장은 서울 송파구 잠실동의 한 아파트에 살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장 실장이 보유한 아파트 1채 가격은 20억 원을 넘어섰다.

장 실장은 또 “고가 주택이나 상가에 대한 지역 차이는 시장에서 작동해서 가는 것이기에 정부가 다 제어할 수 없고 반드시 제어해야 할 이유도 없다”며 “세계 최고 부자들이 모여 사는 맨해튼 한가운데 또는 로스앤젤레스 베벌리힐스 등 배우들이 사는 주택 가격을 왜 정부가 신경 써야 하느냐”고 되물었다.

장 실장은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의 종합부동산세 강화 발언에 대해선 “급격하게 세금을 올리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며 “예를 들어 ‘강남이니까 다 세금을 높여야 된다’는 방식은 곤란하다”고 말했다. 장 실장은 부동산 투기에 대해 “투기는 단기적인 시세차익만 노리는, 집 없이 어려움을 겪는 분들의 고통을 바탕으로 해서 돈을 버는 것”이라며 “투기가 생기는 경우에는 분명하게 세금을 부과해 환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 대신 장 실장은 중산층, 서민을 대상으로 한 적극적인 주거 정책을 강조했다. 장 실장은 “국민의 실거주를 위한 수요는 반드시 시장에 맡겨야 될 이유가 없다”며 “싱가포르의 경우에도 중산층, 서민의 주택은 정부가 다 30년 임대주택을 공급한다”고 말했다.

장 실장은 최근 경제성장률 둔화와 관련해 “거시적으로 본다면 지금 상황을 ‘경제 망했다’ ‘위기’라고 하는 건 지나친 정도가 아니라 앞뒤가 안 맞는 말”이라며 “물론 (경제성장률) 3%를 넘어가는 성장을 못 한 건 아쉬운 게 있지만 거시적으로는 적정한 성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장하성#강남#아파트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