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고 영업이익률 올린 티웨이… 언젠가는 美도 취항”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7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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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웨이항공 정홍근 대표

티웨이항공 정홍근 대표는 대한항공과 진에어에서 20여 년간 근무한 항공 전문가지만 소탈한 성격의 리더였다. 정 대표는 “딱딱한 인터뷰는 싫다”며 “사무실이 아닌 막걸릿집에서 순대를 안주 삼아 이야기를 나누자”고 제안했다. 티웨이항공 제공
티웨이항공 정홍근 대표는 대한항공과 진에어에서 20여 년간 근무한 항공 전문가지만 소탈한 성격의 리더였다. 정 대표는 “딱딱한 인터뷰는 싫다”며 “사무실이 아닌 막걸릿집에서 순대를 안주 삼아 이야기를 나누자”고 제안했다. 티웨이항공 제공
“티웨이항공은 잡초 같은 회사입니다. 끈질기게 버티며 성장해 왔죠. 앞날도 걱정 없습니다.”

4일 저녁 서울 김포공항 인근의 한 막걸릿집에서 만난 저비용항공사(LCC) 티웨이항공 정홍근 대표는 자신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이날은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앞둔 티웨이항공이 기업설명회를 연 날이기도 했다. 정 대표는 “2010년에 출범했을 때 다들 ‘장사 되겠냐’고 코웃음만 쳤는데 2013년에 흑자를 내자 업계가 발칵 뒤집혔다”며 “상장 이후엔 공격적인 투자를 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정 대표가 대표 자리에 오른 건 흑자가 나기 시작한 2013년이다. 이후 티웨이항공은 승승장구했다. 2015년 32억 원이던 영업이익은 지난해 약 15배인 470억 원으로 늘었다. 올해 1분기에는 영업이익 463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년 치 영업이익을 1분기 만에 달성한 셈이다.

LCC 업계의 가장 큰 화두는 어떻게 비용을 줄이고 어디서 수익을 창출하느냐다. 정 대표는 이에 대해 발상의 전환을 강조하며 티웨이항공이 높은 수익을 내고 있는 대구-오사카-괌 노선 이야기를 해줬다.

정 대표는 “일본에서는 괌에 대한 인기가 없다. 이유를 파악해 봤더니 괌으로 가는 항공권이 너무 비쌌다”고 말했다. 결국 정 대표는 오사카-괌 노선에 저가 항공기를 투입하는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결정을 했다. 매력적인 가격의 항공편이 있으면 여행객들이 따라온다는 역발상을 한 것이다. 이런 방식으로 티웨이항공은 다른 LCC보다 앞서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하바롭스키, 일본 사가 등에 취항했다.

기자는 정 대표에게 ‘LCC 업계도 언젠가는 성장 정체기에 접어들지 않겠냐’고 물었다. 정 대표는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제2 도약의 핵심은 중장거리 노선에 있다”고 강조했다. LCC에 중장거리 노선은 꿈같은 일이지만 위험 부담도 크다. 많은 비용을 들여서 멀리 날 수 있는 새로운 항공기를 들여와야 하기 때문이다.

정 대표는 LCC 처음으로 내년부터 B737-MAX8를 순차적으로 10대 도입한다고 밝혔다. 현재 보유하고 있는 B737-800보다 1100km는 더 멀리 갈 수 있어서 인천에서 방콕, 푸껫, 쿠알라룸푸르 등에 투입할 수 있다. 특히 B737-MAX8는 엔진 연료를 기존 B737-800 대비 20%나 줄일 수 있어서 수익성 강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인터뷰 도중 정 대표는 특별히 강조하고 싶은 수치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놀고 있는 항공기가 없어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 티웨이 항공기 1대는 월평균 438시간을 돌린다. 이는 경쟁 업체보다 10∼60시간 많은 수치”라고 말했다. 이런 알찬 운영 덕분에 티웨이항공은 지난 1분기 영업이익률 23%를 기록했다. 국내 항공업계 중 최고 실적이다.

티웨이항공은 내달 초 상장을 앞두고 있다. 제주항공과 진에어에 이어 LCC 중 3번째 상장 기업이 된다. 정 대표는 매일 오전 5시면 약 15m² 규모의 텃밭으로 나가 직접 작물을 돌본다. 정 대표는 “척박한 땅에서 어떻게든 살아남는 작물들을 보며 스스로를 반성한다”며 “언젠가는 미국과 타히티섬에도 취항할 거다. 티웨이항공의 선전을 기대해 달라”고 말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국내 최고 영업이익률#티웨이#방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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