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 “사고 나도 사망-중상자 없는 안전한 車 만들겠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6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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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본사 안전센터 가보니
한해 400차례 충돌실험 하고 실제 사고 정보로 시뮬레이션
안전보조장치 개발로 이어져

볼보 세이프티센터에서 마네킹을 태운 실제 차량이 정면충돌 실험을 하고 있다. 실험 차량에는 수십 개의 카메라와 정보 전달 장치가 달려 있어 충돌 정보를 실시간으로 얻을 수 있다. 예테보리=변종국 기자 bjk@donga.com
볼보 세이프티센터에서 마네킹을 태운 실제 차량이 정면충돌 실험을 하고 있다. 실험 차량에는 수십 개의 카메라와 정보 전달 장치가 달려 있어 충돌 정보를 실시간으로 얻을 수 있다. 예테보리=변종국 기자 bjk@donga.com
“2020년 이후 볼보차 고객 중 사망자나 심각한 부상을 입는 사람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11일 스웨덴 예테보리 본사에서 만난 페르 렌호프 볼보차 안전센터 총괄 부장은 볼보의 원대한 포부를 밝혔다. 볼보차는 업계에서도 안전에 관한 한 최고라는 평가를 받는다. 볼보는 오늘날 모든 차량에서 사용하고 있는 3점식 안전벨트를 비롯해 측면 충격 에어백, 후향식 어린이용 카시트, 전복 방지 시스템, 커튼식 에어백 등을 세계 최초로 선보였다.

볼보는 교통사고 데이터를 분석해 안전장치를 만든다. 12일 기자가 찾은 볼보 세이프티센터의 충돌 실험장. 세계 최대 규모의 충돌 및 안전 테스트 실험실인 이곳에서 연간 약 300∼400회의 충돌 실험이 이뤄진다.

실험장 한가운데 자동차를 충돌시키는 무게 약 180t짜리 콘크리트 벽이 세워져 있었다. 실험장 양쪽에는 100m가 넘는 트랙이 깔려 있었다. 실험용 차가 한쪽은 최대 시속 90km, 다른 한쪽은 최대 시속 120km까지 속도를 낼 수 있다.

전봇대나 대형 트럭과 충돌했을 때, 차량에 물체가 떨어졌을 때를 실험할 수 있는 장치도 있었다. 차를 강제로 굴려 안전을 실험해볼 수도 있다. 실험실 곳곳에 차량 파편이 놓여 있어 충돌 실험 당시의 충격을 가늠케 했다.

곳곳에 수십 대의 카메라가 설치됐고, 투명 플라스틱 바닥 아래에도 카메라가 놓였다. 충돌 시 상황을 구석구석 찍어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볼보는 여기에 더해 실제 교통사고 데이터도 모은다. 1970년대 조직 내부에 ‘교통사고 조사팀’을 만들었다. 10여 명으로 구성된 조사팀은 스웨덴에서 발생한 교통사고 현장을 찾아다니며 사고 정보를 모았다. 해외에서 발생한 교통사고 정보를 사오기까지 했다. 렌호프 부장은 “볼보는 약 5만 가지 교통사고 정보에서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어떤 것이 필요한 기능이고, 질적으로 더 발전시켜야 하는지를 알게 됐다”고 말했다.

한 예로 볼보는 5년 전 굽은 길에서 발생한 정면충돌 사고를 분석해 실제 사고와 거의 동일하게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재구성했다. 이를 분석해 안전 취약점과 필요한 장치를 고안해 냈다. 세이프티센터에서 수차례 장치를 실험했다. 결국 코너에서 차량이 이탈할 경우 핸들을 반대 방향으로 강제로 틀어주는 보조 시스템을 개발했다. 잠재적인 충돌을 사전에 막아주는 것이다. 렌호프 부장은 “지금 개발한 안전 기능이 사고 당시 차량에도 있었다면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전한 차를 만들겠다는 볼보의 노력은 현재 진행형이다. 볼보는 2008년부터 도시안전(시티 세이프티) 프로젝트를 실시했다. 전체 충돌 사고의 75%가 시속 30km 이하의 저속 사고인데, 이때 운전자의 50%가 브레이크를 밟지 않았다는 자체 분석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이를 바탕으로 볼보는 충돌을 감지하면 자동차가 스스로 브레이크를 작동시키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2010년에는 보행자가 뛰쳐나오면 브레이크를 작동하는 시스템으로 성능을 발전시켰다. 렌호프 부장은 “볼보 XC90의 경우엔 전 세계에서 단 1명의 사망자도 보고된 바가 없다”며 “운전 중 갑자기 의식을 잃거나 하는 돌발 상황에도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연구도 진행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예테보리=변종국 기자 bjk@donga.com
#볼보#안전#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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