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백현 롯데관광 대표 “페리를 이용한 원산·평양 여행상품 구상”

  • 동아경제
  • 입력 2018년 5월 30일 14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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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현 롯데관광개발 대표이사
백현 롯데관광개발 대표이사
백현 롯데관광개발 대표이사(54·사진)가 페리(ferry)를 이용한 북한 원산·평양 관광상품을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백 대표는 지난 16일 코스타세레나 크루즈 전세선에서 가진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속초~원산은 페리를 타고 6~7시간이면 갈 수 있는 거리”라며 “원산항에 도착해 관광을 즐기고, 평양으로 이동해 숙박 후 다시 페리로 돌아오는 일정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 대표는 “전세계 관광객들이 가장 가보고 싶어하는 관광지 중 하나가 북한이다. 남북 관계가 좋아지는 지금이 좋은 기회다. 여건만 조성된다면 북측과 협의해 원산과 평양을 둘러보는 관광상품을 선보이고 싶다”고 덧붙였다.

백 대표의 원대한 꿈은 여기에서 한걸음 더 나아간다. 속초를 모항으로 북한 원산,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일본 훗카이도·가나자와, 부산·제주를 잇는 환동해 크루즈를 완성하는 것.

백 대표는 “세계에서 제일 큰 크루즈 시장은 카리브해와 지중해다. 이 두 지역의 전세계 크루즈 시장점유율은 55% 정도”라며 “인구 분포 및 지리적 여건을 감안했을 때 환동해 크루즈를 제2의 지중해처럼 만들 수 있다. 이는 처음 크루즈 관광을 국내에 도입했던 10년 전부터 내가 구상했던 꿈”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다음은 백 대표와의 일문일답

- 크루즈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2017년 기준 세계 관광시장은 1조2200억달러(1400조원) 규모다. 관광산업은 GDP(Gross Domestic Product) 대비 11.4%를 차지한다. 세계 관광산업 성장률은 GDP 대비 3.9%인데 반해, 우리나라는 G20 국가임에도 1.4%에 불과하다.

관광산업은 국가 브랜드 가치를 올려주기 때문에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는 오는 2020년까지 외국인관광객 2000만명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2014년도에는 우리나라와 일본의 인바운드 규모가 비슷했지만, 지난해에는 일본이 우리보다 2배 정도 많았다. 항공으로 하는 인바운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해양관광산업(크루즈 패키지)을 시작하게 됐다.

-롯데관광개발이 구상하고 있는 크루즈 산업의 새로운 비전이 있다면

10년전부터 구상한 꿈이 두 개 있다. 첫 번째로 속초-북한 원산-러시아 블라디보스톡-일본 훗카이도, 가나자와)-부산,제주를 잇는 환동해 크루즈 노선을 만드는 것이다.

세계에서 제일 큰 크루즈 시장은 중앙아메리카와 남아메리카 북부를 아우르는 카리브해다. 그 다음은 유럽과 북부 아프리카에 걸쳐 있는 지중해다. 이 두 지역의 전세계 크루즈시장의 점유율은 55% 정도다. 만약 이 꿈이 실현된다면 ‘제 2의 지중해 관광코스’가 될 것이다.

두 번째로 속초와 북한 원산을 잇는 페리를 운영하는 것이다. 원산항은 2만톤(t)까지 배가 정착할 수 있기 때문에 페리를 운영할 수 있다. 속초~원산간 거리는 100마일(약 157Km)정도로 페리를 타고 6~7시간이면 갈 수 있다. 원산항에 도착해 관광을 즐기고 평양으로 이동해 숙박 후 다시 페리로 돌아오는 일정을 생각하고 있다. 남북 관계가 좋아지는 현 분위기 속에서 두 가지 모두를 시도해보고 싶다.

- 지난 12일 블라디보스톡에서 3000명이 넘는 인원의 CIQ 소요시간이 2시간 30분밖에 걸리지 않았다고 하던데, 롯데관광만의 노하우가 있나?

CIQ란 세관 검사(customs), 출입국 관리(immigration), 검역(quarantine)의 약칭으로 항공이나 배를 이용하여 공항 또는 항만으로 출입국할 때 반드시 거쳐야 하는 3대 수속을 말한다. 지난 해 코스타빅토리아호에서 2000명이 내리는데 3시간이 넘게 걸렸다. 작년보다 많은 인원이 내려야 하기에 출발 2주전에 블라디보스톡 연해주정부 경비대 보안 총책임자를 만나서 CIQ 직원을 늘려달라고 요청했다. 이번 코스타세레나호는 CIQ 직원 50명이 탑승해 검사한 것으로 알고 있다.

- 크루즈 비용이 싼 편은 아니다. 고객만족을 위해 신경쓰는 부분이 있다면

2010년도에 코스타와 처음 계약했을 때, 한국인을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한국인들을 위해 코스타에 한국인 셰프, 전기밥솥, 표지판의 한국어 변경, 객실 내 한국방송 등을 요청했다. 또, 우리회사 대부분의 직원들이 크루즈를 탑승해 봤다. 상품을 팔기 위해선 상품을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번 행사를 위해 직원 130명이 투입됐는데, 많은 인원을 동원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지난 9년간의 시행착오를 통해 우리만의 노하우를 갖고 있다. 우리의 가장 큰 관심사는 뭐니뭐니해도 ‘고객만족’이다.

-내년이 크루즈 사업을 시작한지 10년이 되는 해이다. 특별한 계획이 있다면?

이미 내년 5월 코스타세레나호 전세선 계약을 끝냈다. 2019년 5월 1일부터 6일까지 속초-블라디보스톡-사카이미나토-속초(1차), 5월 6일부터 12일까지 속초-블라디보스톡-오타루-아오모리-부산(2차) 크루즈 상품을 운영할 계획이다. 결정은 안 났지만 가을에도 2차례 더 운영해 내년에는 총 4차례 크루즈를 운영하는 것이 목표다.

동아닷컴 공병식· 최용석 기자 duck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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