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 동결·성과급 포기’ 한국GM 노조, 1인당 3000만원 주식 배분 요구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3월 15일 2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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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 노조가 기본급을 동결하고 성과급도 받지 않겠다고 밝혔다. 대신 사측이 요구해온 복리후생비 축소는 사실상 거부했다. GM본사 차입금에 대한 출자전환과 함께 종업원 1인당 3000만 원에 해당하는 주식을 분배해달라는 요구는 더했다.

15일 한국GM 노조는 인천 부평공장에서 제 84차 임시대의원대회를 열고 기본급 동결 및 성과급을 요구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요구안을 확정했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소속인 한국GM은 기본급 5.3%(11만6278원)을 인상하라는 금속노조 지침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또 1인당 1000만 원이 넘는 성과급도 포기했다. 이런 결정은 앞서 7일 사측이 노조에게 요구한 사측 임단협 요구안의 내용과 일치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기본급과 성과급 원칙만 놓고 보면 노조가 양보를 한 것처럼 보이나 뜯어보면 애초에 GM본사가 요구한 구조적인 고정비 감소 내용은 없고 본사가 난감해 할 내용이 산적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실 GM 본사 요구의 방점은 임금 동결이 아닌 복리후생비 감소에 찍혀 있었다. 연간 3000억 원에 달하는 비용을 줄여야 지속가능하다는 의미였다. 한국GM은 학자금 지원을 자녀 3명까지 해주는 등 비급여성 고비용을 구조적으로 줄여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이번 노조안에는 복지비용 축소에 대한 입장이 없다. 복지 비용을 축소할 뜻이 없다는 의미다. 오히려 독감 예방 연1회 지원 등을 추가했다.

세부안에는 노조의 ‘출자전환 관련 별도요구’도 눈에 띈다. 노조는 한국GM이 GM본사에서 빌린 차입금 약 3조원 전액을 주식으로 출자 전환하라고 요구하면서, 출자전환하는 주식에 대해 1인당 3000만 원에 해당하는 주식을 전 종업원에게 분배하라고 요구했다. 모든 종업원에게 분배하면 총 가치는 약 4000억 원 수준이 될 전망이다. 비상장사인 한국GM 주식은 시장에서 사고팔 수 없다. 노조가 사실상 지분을 가지고 경영에 참여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는 부분이라 추후 교섭과정에서 난항이 예상된다.

노조는 이밖에도 △10년간 정리해고 금지 △상무급 이상 ISP(한국GM에 파견된 GM본사 직원)임원 대폭 축소 △사장을 제외한 임원 모두 한국인으로 교체 △신차 투입 및 미래형자동차 국내 개발 및 생산 △소·중·대형 SUV생산 △한국GM 지적소유권 인정 △노사합동 경영실사 확약 등의 내용을 담은 특별 요구안도 확정했다.

한국GM측은 “노조 안을 확인하고 19일 열릴 교섭에서 공식적으로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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