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 꺾은 이세돌 묘수, 0.007% 확률”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2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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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코리아, 다큐 ‘알파고’ 공개… “이런 희박한 수 찾은 두뇌에 감탄”

이세돌 9단(사진)이 지난해 3월 구글 인공지능(AI) ‘알파고’와의 바둑 대국에서 값진 승리를 거두게 한 수인 ‘백 78’은 0.007%의 확률을 뚫은 판단 끝에 나온 것으로 나타났다. 1만분의 1에 가까운 묘수를 인간의 직관으로 찾아낸 것이다.

구글코리아가 4일 오후 언론에 공개한 다큐멘터리 ‘알파고’에는 이런 내용이 담겼다. 알파고와 이 9단의 후일담을 담은 이 다큐는 1일과 3일 서울독립영화제에서 선보였다.

이 다큐에서 이 9단의 4국 승리가 확정되자 알파고를 만든 구글 딥마인드 개발진은 판세를 결정한 백 78이 실제 나올 확률을 확인하고 혀를 내둘렀다. 데이비드 실버 딥마인드 수석연구원은 “이런 희박한 확률을 찾아낸 인간의 두뇌에 감탄했다. 진짜 신의 수였다”고 말했다. 당시 이 9단은 대국 뒤 백 78을 둔 배경에 관해 질문이 나오자 “그 수 외에는 둘 방법이 없었다. 둘 수밖에 없었던 수”라고 답했었다.


이 9단은 대국에서 알파고에 4-1로 패했지만, 알파고에 그나마 1승을 거둔 세계 유일의 프로 바둑 기사로 이름을 올렸다. 알파고 공식 전적은 68승 1패로 이 9단과의 접전 외에는 인간에게 져 본 적이 없다.

다큐는 대국 중계 때 공개되지 않은 장면도 함께 보여준다. 이 9단이 알파고에 밀려 큰 중압감을 느끼자 휴식시간에 잠시 호텔 테라스에서 홀로 담배를 피우는 모습도 담겼다. 또 데미스 허사비스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 등 알파고 개발진이 “바보같이 질 수도 있다”며 대국 내내 긴장하는 모습도 나온다. 이 9단과 접전이 벌어졌던 5국 막바지에 허사비스 CEO는 ‘알파고가 기권했다’는 실버 연구원의 농담에 “쓰러질 뻔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대국 당시에는 심판으로 알려졌던 판후이 2단의 역할도 재조명됐다. 판 2단은 2015년 알파고와의 대결에서 처음으로 진 프로 바둑 기사다. 그는 이후 딥마인드 바둑 자문역으로 참여해 직접 알파고의 강점과 약점을 찾아주는 중책을 맡았고, 이번 다큐에서는 주 내레이션을 맡았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이세돌#바둑#알파고#묘수#구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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