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상사 오너家 지분, 지주사에 넘겼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1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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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 개선 정부 주문에 대응… 구본무 회장 등 36명 보유한 24.7%
㈜LG, 9일 종가 기준 매입계약

LG그룹 지주회사인 ㈜LG는 범(汎)LG가(家)의 개인 대주주 36명이 보유한 LG상사 지분을 매입해 지주회사 체제에 편입시키기로 했다.

㈜LG는 9일 이사회 승인을 거쳐 구본무 ㈜LG 회장, 구본준 ㈜LG 부회장 등이 보유한 LG상사 지분 24.7%(957만1336주)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9일 밝혔다. 주식 매입가격은 경영권 프리미엄 없이 계약 체결일인 9일 종가 3만1000원으로 정해졌다. 총 인수 규모는 2967억 원이다.

이번 결정은 지주회사로 전환한 일부 대기업 집단이 오너 일가 개인 대주주 지분이 높은 계열사를 지주회사 체제에 편입시키지 않는다는 정부 측의 지적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LG그룹 관계자는 “국내 대기업 중 가장 먼저 지주회사 전환을 한 데 이어 지배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며 “이번 조치로 시장의 기대에 부응하면서 지주회사 체제를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LG상사의 개인 최대 주주 구성을 보면 구본준 부회장 3.01%, 구본무 회장 2.51%, 구 회장의 장남인 구광모 ㈜LG 상무 2.11% 등 LG계열 개인 대주주가 12.0%를 차지했고, 희성전자의 구본길 사장 2.68%, 희성그룹 구본능 회장 1.66% 등 계열 분리된 범LG가의 개인 대주주가 12.7%이다. 이번 계약은 이들 개인 대주주 36명이 가진 지분 전체에 해당된다.

㈜LG는 향후 기업결합 승인 절차를 걸쳐 LG상사를 자회사로 편입할 예정이다. ㈜LG는 이번 결정으로 자원 개발 및 인프라 사업을 확대해 가고 있는 LG상사에 대한 안정적인 경영권을 확보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LG 관계자는 “계열 분리 주주들은 자금이 필요할 경우 주식을 매각할 수도 있다. 그 경우 지분이 하락하면 적대적 인수합병(M&A)과 같은 것도 가능해진다. 이번 LG상사의 LG 편입이 경영권 방어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지배구조를 더욱 단순화하고 지주회사 체제를 공고히 해 자회사는 사업에 전념하고 지주회사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관리하는 등 지주회사 체제 본연의 경쟁력을 높여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LG는 2003년 3월 1일 국내 주요 대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했다. 당시 49개의 LG 계열사 중 LG전자, LG화학 등 34개사가 그 밑으로 편입됐지만 LG상사는 LG패션(현 LF)과의 분리를 앞두고 있어 지주회사 체제에 편입되지 못했다.

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lg상사#오너#지분#지주사#대주주#이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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