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대출 막히기 전에…” 분양시장 후끈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0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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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고덕 아르테온 1만2000명 등… 전국 22개 본보기집 수천명씩 방문
新DTI규제 피하려 청약 서둘러

27일 서울 강동구 상일동 ‘고덕 아르테온’ 아파트 본보기집에서는 오전 10시 이전부터 수백 명의 관람객이 150m가 넘는 줄을 이루며 개관을 기다렸다. 폐관 시간 이후에도 뒤늦게 도착한 예비 청약자들이 “주택전시관이라도 둘러보게 해 달라”며 항의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전국에서 아파트 본보기집 22곳이 문을 연 이날 서울을 중심으로 단지마다 수천 명에서 1만여 명에 이르는 인파가 몰렸다. 주택담보대출과 중도금대출 요건을 깐깐하게 하는 ‘10·24 가계부채 종합대책’이 내년 초부터 적용될 예정이어서 올해 말 분양에 수요자들이 대거 나선 결과로 풀이된다.

이날 가장 많은 방문객이 다녀간 곳은 유일한 강남권 단지인 고덕 아르테온. 현대건설과 대림산업이 시공하는 이 아파트 본보기집에는 이날 하루에만 1만2000명이 찾았다. 강북권 다른 지역 아파트 본보기집에도 관람객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중랑구 면목동 ‘사가정 센트럴 아이파크’에 8000명, 은평구 응암동 ‘녹번역 e편한세상 캐슬’과 ‘백련산 해모로’에 각각 5000명, 3500명이 방문했다.

이처럼 시장의 관심이 분양에 쏠린 데는 24일 발표된 가계부채 대책의 영향이 컸다. 이 대책에 따르면 내년부터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중도금대출 보증한도가 6억 원에서 5억 원(수도권·광역시·세종 기준)으로 줄어든다. 보증비율도 90%에서 80%로 낮아진다. 건설사가 알선해 받는 중도금 대출 규모가 줄어드는 만큼 수요자의 자금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내년 1월 신(新)총부채상환비율(DTI)이 도입돼 주택담보대출의 대출 한도가 줄어드는 것 역시 실수요자들에겐 부담이다.

여기에 분양가가 당초 시장 예상보다 낮게 책정된 것도 이날 본보기집을 찾은 수요자들이 늘어난 요인이다. 정부와 HUG는 건설사들의 고분양가 책정을 막기 위해 주변 시세를 10% 이상 웃도는 단지들에 대해선 분양보증을 막고 있다. 고덕 아르테온의 경우 3.3m²당 평균 분양가가 2346만 원으로 지난해 말 주변에서 분양된 ‘고덕 그라시움’(2338만 원)과 비슷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주택경기 전망이 불확실한 데다 정부가 정책적으로 고분양가를 견제하고 있어 시행사가 당초 계획보다 3.3m²당 분양가를 200만 원 이상 낮췄다”고 귀띔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팀장은 “자금 여력이 부족한 실수요자일수록 대출규제가 강화되기 전에 청약을 서두르려는 추세”라며 “서울 등의 인기 주거지에서는 올해 말까지 이 같은 ‘분양 쏠림현상’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천호성 기자 thousand@donga.com
#주택대출#분양#dt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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