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中기업 합작 중한석화, 자체이익 7400억 재투자

  • 동아일보

2020년까지 생산공정 개선작업
에틸렌 등 화학제품 年300만t으로 사드 갈등 ‘차이나 리스크’우려 씻어

SK종합화학과 중국 시노펙이 합작해 만든 중한석화 전경. SK이노베이션 제공
SK종합화학과 중국 시노펙이 합작해 만든 중한석화 전경. SK이노베이션 제공
SK와 중국 최대 석유기업 시노펙이 합작한 중한석화가 설립 4년 만에 자체 이익으로 7400억 원 규모의 재투자를 단행한다. 최태원 SK 회장의 첫 대규모 중국 프로젝트가 비로소 결실을 맺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17일 SK이노베이션은 자회사 SK종합화학과 시노펙이 세운 중한석화가 연간 생산량을 기존보다 36% 늘리는 투자를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투자는 SK나 시노펙이 자금을 출연하는 것이 아니라 중한석화가 그동안 창출한 자체 이익으로 재투자를 결정한 것이다. 중한석화는 총 7400억 원을 들여 생산공장 공정 개선에 착수해 2020년 마무리지을 예정이다. 새로 공장을 건설하는 대신 기존 설비를 효율화하고 새 장비를 장착하고 비효율 요소는 제거한다.

개선작업이 끝나면 중한석화의 연간 화학제품 생산량은 현재의 220만 t에서 300만 t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제품별로는 에틸렌이 110만 t, 폴리에틸렌이 90만 t, 폴리프로필렌이 70만 t, 기타 제품이 30만 t이다. 플라스틱의 원료인 에틸렌은 비누, 자동차, 폴리염화비닐(PVC) 등 산업 전 분야에 쓰여 ‘산업의 쌀’로 불린다. 현재 중국에서는 에틸렌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관련 산업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 중국의 에틸렌 및 관련 제품 자급률은 60%에 불과하다.

이번 투자로 SK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으로 인한 ‘차이나 리스크’ 등 주변의 우려도 씻게 됐다. 중한석화는 SK종합화학과 시노펙이 2013년 10월 각각 35 대 65 비율로 총 3조3000억 원을 투자해 세웠다. 이는 한중 수교 이후 최대 규모의 석유화학 합작 프로젝트다. 이를 성사시키기 위해 2006년부터 직접 중국을 오간 최 회장은 올해도 7, 8월 연이어 중국을 찾아 시노펙 관계자, 현지 시(市) 정부 관계자를 만나 사업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최근 SK종합화학을 비롯한 화학업체들은 ‘슈퍼 사이클’이라 불리는 호황에 올라타 있다. 원래 슈퍼 사이클은 반도체 업계에서 쓰이는 말이다. 석유화학의 핵심 제품인 에틸렌은 올해 들어 가격이 계속 뛰고 있다. 6월만 해도 t당 920달러(약 104만 원)였지만 이달 1304달러(약 147만 원)로 뛰었다. 미국 텍사스 석유화학지대를 허리케인 하비가 강타하면서 미국에서만 1800만 t 규모의 생산 차질이 벌어진 것이 한 이유였다.

한국 기업들은 이 타이밍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은 공장 증설 등을 통해 생산을 늘렸다. 한화케미칼도 중국 시장의 PVC 수요 증가 등으로 3분기(7∼9월) 매출 증가를 기대하고 있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은 “이번 투자는 SK와 시노펙 사이에 강한 의지와 신뢰가 있어 가능했다. 향후 중국 화학사업 확장에 발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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