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TREND WATCH]K-트렌드를 세계에 전파하는 혁신 기업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9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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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진도, K-FUR! 트렌드 그 이상의 가치를 전한다

모피 트렌드를 선도하는 2017 F/W 진도 컬렉션. 진도 제공
모피 트렌드를 선도하는 2017 F/W 진도 컬렉션. 진도 제공

《패션, 뷰티, 헬스, 레저 등의 분야에서 한국 시장은 글로벌 대기업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주목하는 곳이다. 유행에 민감한 소비자들, 참신한 아이디어와 기술력을 가진 기업들이 끊임없이 함께 새로운 트렌드를 창조하고 실험하기 때문이다. 코리아웨이브, 즉 각 분야에서 한류는 이렇게 만들어지고 있다. 스마트한 소비자들의 요구를 읽고 이에 맞는 혁신적 제품을 만들어 ‘코리아 트렌드’를 세계적 소비 흐름으로 이끌어 가고 있는 기업들을 소개한다.》


진도, 한국 모피의 역사를 쓰다

한국에서 ‘모피’는 겨울철 연간 매출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인기 예물·예단 품목으로 꼽힌다. 우리나라에서 모피 의류산업이 기업 형태를 갖추기 시작한 것은 1960년대 후반이다. 198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대부분의 업체들은 모피의 가공과 수출에만 전념했다. 당시 정부는 86아시안게임과 88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모피를 의류산업으로 브랜드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모피 의류산업을 수출유망업종의 하나로 지정해 정책적으로 장려했다.

㈜진도는 모피 산업 시장을 선점한 선발주자다. 1980년대 후반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모피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공장시스템을 갖춰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며 내수시장에 뛰어들었다. 이후 진도를 주축으로 여러 패션기업들이 생겨나면서 모피 의류산업에 본격적인 발전이 이뤄졌다. 그 사이 진도는 ‘진도모피’ ‘엘페’ ‘끌레베’ ‘우바’ ‘우바로쏘’ ‘진도옴므’ 브랜드를 보유한 명실상부 패션 기업으로 성장했다.

진도를 대표하는 진도모피는 아름다움 그 이상의 가치를 추구하는 여성들을 위한 유러피언 감성의 럭셔리 퍼 브랜드다. 1988년부터 지금까지 모피 의류산업에서 부동의 1위 자리를 지켜오고 있다. 모피의 원자재는 캐나다, 미국, 덴마크, 네덜란드 등에 위치한 주요 원피 경매장에서 전 세계 바이어들의 투표를 거쳐 선정된 당해 연도 최고급 품질의 모피를 낙찰 받아 들여온다. 최상의 소재와 화려하고 우아한 디자인으로 여성의 욕구와 취향을 만족시키는 것. 이것이 진도모피가 시장에서 우위를 선점하고 있는 경쟁력이다.

현대적인 감성을 지닌 영 패션 모피 브랜드 엘페는 특히 20∼30대 여성으로부터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정형화된 모피 디자인에서 벗어나 젊고 캐주얼한 감각으로 디자인한다. 국내 최초로 모피와 우븐을 접목한 우바는 편안하고 활동적인 디자인으로 여심을 사로잡는다. 캐주얼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진도는 2006년 홈쇼핑 채널을 통해 ‘끌레베’를 론칭하며 온라인 유통 채널을 확보하는 변화를 시도했다. 트렌디하고 현명한 소비를 추구하는 여성들이 합리적인 가격대에 모피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올해에는 모피 전문 액세서리인 우바 로쏘와 컨템퍼러리 남성복 브랜드 진도옴므를 론칭해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낭만적인 2017 F/W 진도 컬렉션

풍성하고 부드러운 최고급 모피의 품격을 느낄 수 있는 진도모피의 밍크 코트(왼쪽). 멋과 편안함을 동시에 추구하는 우바 컬렉션. 진도 제공
풍성하고 부드러운 최고급 모피의 품격을 느낄 수 있는 진도모피의 밍크 코트(왼쪽). 멋과 편안함을 동시에 추구하는 우바 컬렉션. 진도 제공

지난 5월에는 서울 그랜드컨벤션센터에서 2017 F/W 진도 컬렉션을 발표했다. ‘진도모피’ ‘엘페’ ‘끌레베’ ‘우바’ ‘우바로쏘’ ‘진도옴므’ 등 다양한 라인을 통해 올해의 트렌드를 엿볼 수 있었다.

먼저 진도모피는 ‘라이트풀(Lightful)’을 콘셉트로 도시적인 스타일을 완성하는 모피 스타일링을 제안했다. 슬림한 라인을 강조한 모피 재킷과 퍼가 가미된 원피스 등 한층 가벼운 느낌의 디자인이 주를 이뤘다. 색상은 톤 다운된 파스텔 컬러로 절제된 분위기를 연출했다. 뒤이어 등장한 엘페는 엄마와 딸이 함께 입을 수 있는 커플 모피 룩으로 분위기를 발랄하게 반전시켰다.

러플 원피스에 밍크 퍼를 두른 아이 모델은 이날 컬렉션에서 가장 큰 주목을 받았다. 진도엘페의 이보람 수석디자인 실장은 “모녀가 함께 즐길 수 있도록 모피의 원산지와 퀄리티에 더 신경을 썼다”면서 “포멀 스트리트(Formal Street)를 콘셉트로 감각적이면서 기품을 잃지 않는 퍼 스타일을 전개했다”고 설명했다.

끌레베의 이번 시즌 콘셉트는 ‘설렘’이다. 자신에게 꼭 맞는 모피를 찾았을 때의 설레는 마음을 다채로운 컬러와 디자인으로 표현했다. 끌레베의 민자경 디자인 실장은 “젊고 캐주얼한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는 풀 스킨 재킷이 반응이 좋다”며 “국내 첫 온라인 모피 브랜드로 더욱 앞서가는 트렌드를 제시하겠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올해 첫 론칭한 컨템퍼러리 남성복 브랜드 진도옴므의 활약도 돋보였다. 패딩과 봄버 재킷에 퍼를 믹스해 누구나 부담 없이 입을 수 있는 캐주얼 룩을 완성했다. 모피 액세서리 브랜드 우바로쏘는 다채로운 컬러 액세서리로 컬렉션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

한편 백스테이지가 훤히 보이는 캐주얼한 무대 구성도 돋보였다. 기성 모델뿐 아니라 브랜드를 잘 알고 있는 오랜 경력의 매니저, 진도 본사 임직원들, VIP 등 40∼60대 시니어 모델이 무대에 등장해 환호를 받았다. 여러 모델과 패션 관계자, 바이어들이 한곳에 보인 컬렉션 풍경은 그 어느 때보다 자유롭고 흥겨웠다. 진도를 이끄는 임오식 임오그룹 회장은 “진도는 국내 모피 시장에서 70%를 차지할 만큼 비중이 높다”며 “앞으로도 신규 브랜드 론칭을 통해 다채로운 모피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인사를 전했다.
패션과 유통 두 마리 토끼를 잡다

올해 첫선을 보인 남성복 브랜드 진도옴므의 퀼팅 패딩 재킷(왼쪽). 엘페는 세련된 블랙 퍼코트에 브라톱과 청바지를 매치하는 파격적인 변신을 시도했다.
올해 첫선을 보인 남성복 브랜드 진도옴므의 퀼팅 패딩 재킷(왼쪽). 엘페는 세련된 블랙 퍼코트에 브라톱과 청바지를 매치하는 파격적인 변신을 시도했다.

진도의 비전은 명확하다. ‘최고급 품질과 디자인’을 바탕으로 세계적인 명품 모피 브랜드로 위상을 확립하겠다는 것이다. 임 회장은 “진도를 의류회사와 차별화된 패션유통전문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는 포부와 함께 신규 브랜드를 확충하고 유통망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트렌드의 최전선에 있는 숙련되고 경험 많은 실무자들을 전문 분야에 배치하고, 모피 위주의 패션에서 퍼를 기반으로 한 패션으로 남녀 모두를 아우르도록 제품 구성을 변화했다. 또, 원피 대량 구매 및 자체 생산을 통해 원가 경쟁력을 갖추고 백화점, 직영점, 홈쇼핑 등 다양한 유통 채널에 맞는 가격대의 제품을 구성해 토털 패션기업으로의 성장을 꾀했다.

해외 진출 사업에도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진도는 매년 홍콩 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되는 홍콩페어에 참가한다. 1979년부터 시작된 홍콩페어는 세계 각국의 기업이 참여해 모피의 다양한 가공 방법과 유행을 선도할 색상 및 디자인 트렌드를 발표하는 대규모 행사다. 이 자리를 통해 디자인과 색상, 소재, 경향 등 트렌드를 미리 파악하고 다변화하고 있는 국내시장 상황에 맞는 제품 기획을 도모하기 위한 신규업체 발굴 및 기획방향을 점검하는 시간을 가진다.

진도 영업본부 김용연 상무는 “기존 중국 사업을 현지 생산 방식으로 전환해 금년에는 이익률 제고에 역점을 둘 예정”이라며 “상반기 영업 호조가 최대 연 마감 실적으로 이어지도록 상품 공급 및 마케팅을 집중 강화하겠다”고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나눔 활동 실천에도 앞장서

한편 진도는 따뜻한 나눔 활동 실천에도 앞장서고 있다. 지난 2017 F/W 진도 컬렉션에서 설립 50주년 기념 바자회를 앞두고 있는 명휘원에 2천만원 상당의 바자회 물품을 기증했다. 사단법인 명휘원은 평소 불우한 사람을 돕는 사회사업에 뜻을 가지고 있던 영친왕의 뜻을 받아 부인 이방자 여사가 설립한 사회복지법인이다. 임 회장이 지난 23년 동안 관계를 맺어온 곳이기도 하다.

또한 서울지역본부가 진행하는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의 초록우산 나눔 가족 ‘품다’ 캠페인에 동참해 매달 수익금의 일부를 소외된 아이들에게 정기적으로 후원하고 있다. 전달된 후원금은 저소득 가정 아동을 위한 생활비로 지원된다. 진도 마케팅 황지경 팀장은 “진도는 소외되고 어려운 곳에 관심을 갖고 정기적인 나눔 활동을 실천해왔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분야에서 사회 공헌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클래식은 영원하다’를 모토로 한국 모피의 아름다움을 알리는 것은 물론, 사회공헌의 가치까지 실천하는 진도의 앞날이 기대된다.

안미은 기자 labri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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