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ling&]도피의 끝… 숨겨진 휴식에 빠지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7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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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난티 코브

하늘을 담은 듯 유럽 명가호텔 실내풀의 우아함과 고급스럼을 두루 담아낸 맥퀸스 풀. 이 디자인은 같은 10층의 통유리창 실내 맥퀸스 라운지와 같은 데 풀 왼편의 창밖 테라스엔 온천풀도 있다.
하늘을 담은 듯 유럽 명가호텔 실내풀의 우아함과 고급스럼을 두루 담아낸 맥퀸스 풀. 이 디자인은 같은 10층의 통유리창 실내 맥퀸스 라운지와 같은 데 풀 왼편의 창밖 테라스엔 온천풀도 있다.
모순의 양립. 그 해결책은 이것, 지혜뿐이다. 살펴보면 인류발전의 동인도 그거다. 무거운 것을 쉽게 옮기고 강과 바다를 안전하게 건너고 새처럼 하늘을 날며 증오를 사랑으로 극복하고 죽음을 통해 삶의 의미를 반추하는…. 그런데 의문이 든다. 모순이란 절대로 양립할 수 없는 두 개. 그런데서 이런 반전이 어떻게 가능한지. 그 답을 나는 지난 1일 부산의 기장해안에 개장한 리조트 아난티코브(ANANTI Cove)에서 찾았다. 모순적인 것을 붙여야 진짜 혁신이 나온다는 것인데 이 리조트 자체가 그랬다.

마음과 영혼의 휴식을 이끄는 서점 겸 도서관 ‘어터널 저니’의 실내. 아난티코브의 시그니처공간이다.
마음과 영혼의 휴식을 이끄는 서점 겸 도서관 ‘어터널 저니’의 실내. 아난티코브의 시그니처공간이다.
도시근방에서도 외딴 섬처럼 고요한 곳. 그러면서도 동떨어졌다는 소외감이 들지 않을 만큼의 사람들로 적당히 떠들썩한 곳. 긴 산책로와 더불어 푹신한 침대와 부드러운 이불이 있는 곳. 바닷물에 들어가지 않고도 바다를 소유한 느낌을 갖는 곳. 아무것도 하지 않을 자유와 무엇이든 할 자유를 두루 누릴 수 있는 곳…. 아난티코브는 해운대에서 15분 거리지만 고립무원의 섬처럼 조용하다. 해변도 없고 비치파라솔도 없다. 대신 산책로가 있는 바위해안이 있고 그 바다엔 이따금 작은 어선만 오간다.

지구촌 리조트의 첨단패션은 ‘해변을 낀’ 리조트에서 ‘해변을 버린’ 리조트로 선회한 지 오래. 바다는 더 이상 몸을 담그는 ‘욕장’이 아니다. 관조하고 소통하는 대자연의 일부로 불러들인다. 거기서 핵심어는 ‘일상으로부터 도피’나 ‘은닉’. 그래서 입지는 고립, 건축은 자연(바다 하늘 숲)을 포섭하는 친환경이다. ‘겟어웨이’(Getaway·도피)나 ‘하이드어웨이’(Hideaway·은닉)라 불리는 스타일이다.

기장의 바위해안을 끼고 조성된 아난티코브. 뒤로 대변항이 보인다.
기장의 바위해안을 끼고 조성된 아난티코브. 뒤로 대변항이 보인다.
아난티 코브(Ananti Cove)는 이 관점을 견지해야 그 진가를 가늠할 수 있다. ‘코브’란 해안에서도 후미진 곳. 새 천년 들어 브리즈번(호주 퀸즐랜드 주)의 ‘생추어리코브’(쿠메라 강 하구) 하얏트리젠시와 인터콘티넨탈 호텔이 명성을 얻으며 ‘코브’는 하이드어웨이 리조트의 대명사가 됐다. 욜로(YOLO·단 한 번뿐인 인생)개념과도 상통해 그 추세는 여전하다. 아난티코브 개발회사인 에머슨 퍼시픽(주)의 이만규 대표도 “이 땅 입찰에 실패하면 회사를 접으려했다‘는 말로 기장의 이 해안입지가 리조트개발의 요체임을 시사했다.

현상의 추세 화엔 다수의 동참이 필수다. 겟어웨이 리조트도 그렇다. 아난티코브를 처음 찾은 이는 잠시 어리둥절해 한다. 해안은 바위투성이고 대중교통접근도 나빠서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그게 오감을 자극하고 내 몸과 머리가 원해왔던 것이란 걸 이내 깨친다. 그건 고립과 관조의 입지와 자연포섭 건축스타일에서 비롯된 원초적 반응. 여기 바다엔 인공이 거의 없다. 이따금 오가는 소형어선과 먼 바다의 화물선이 고작이다. 사람과 소음도 그렇다. 적막한 해안엔 산책로만 있을 뿐 해수욕인파도 비치파라솔도 없다. 뒤는 울창한 숲, 앞엔 바위해안이라 소음도 제로다.

펜트하우스 해운대의 인피니티 풀. 수평선을 향해 유영하는 특별한 체험이 기다린다.
펜트하우스 해운대의 인피니티 풀. 수평선을 향해 유영하는 특별한 체험이 기다린다.
이런 게 15분 거리 해운대와 비교되며 더더욱 극적으로 부각된다. 해변리조트의 정형을 해운대로 인식해온 지라 아난티코브 체험이후의 인식변화는 놀랍다. 자연스레 고립과 관조의 겟어웨이 스타일에 빠져들어서다. 그러면서 이미 전혀 다른 스타일의 휴식을 상상한다. 들끓는 인파, 여유를 앗아가는 소음에서 해방, 바라만 봐도 뿌듯한 바다에 대한 새로운 상념, 30분 만의 도시탈출 희열과 자연 속 은닉의 쾌감…. 휴가와 휴식이 스스로 자신을 대접하는 것임을 깨달은 이에겐 겟어웨이·하이드어웨이 리조트의 가치가 더더욱 높아진다. 고립과 은닉을 통한 침잠과 관조가 휴식을 극대화로 이끈다는 걸 이미 체험했기에.

아난티코브는 여러 건물로 구성됐다. 이중 숙소(3동)는 아난티펜트하우스와 프라이빗레지던스(이상 회원제), 힐튼부산(호텔). 나머지는 아난티타운(골목상가)과 워터하우스(온천욕장)등 부대시설이다. 시그니처 시설이라면 ’이터널 저니‘(Eternal Journey)를 들겠다. 책을 구매할 수도 있는 도서관(500평 규모)으로 휴식 중에 책과 더불어 마음과 영혼의 여행도 즐겼으면 하는 대표 이씨의 바람을 담고 있다. 널찍한데다 천정까지 높은 객실은 평면을 2개로 분할(침대·의자/화장실·욕실·옷장)해 쾌적하다. 천정은 아파트(2.2m)나 리조트호텔(2.4¤2.5m)보다 높아 호텔은 2.8m, 펜트하우스는 3m에 이른다. 면적도 호텔 56㎡(17평), 펜트하우스가 60㎡. 보통 리조트호텔 객실의 1.5¤2배다. 객실마다 테라스와 통 유리창 공간의 전망욕실이 있다. 의자에 앉아서 혹은 욕조 물에 몸을 담근 채로 해맞이를 할 수 있다. 풀도 마찬가지다. 야외의 인피니티 풀(Infinity pool·풀 수면을 수평선과 일치시켜 몸이 바다에 담긴 듯한 느낌이 들게 설계한 수영장)에선 수평선을 향해 유영하는 체험도 한다.

힐튼부산의 게스트 맞이 공간. 가죽의자는 편안한 휴식을 상징하는 오브제.
힐튼부산의 게스트 맞이 공간. 가죽의자는 편안한 휴식을 상징하는 오브제.
또 하나 돋보이는 게 있다. 객실입실까지 이동 중에 체험하는 ’무릉도원 식 열락‘(悅樂)이다. 무릉도원(武陵桃源)은 배를 젓던 어부가 잠깐 잠든 새 들어선 신선세상이고 열락이란 순간적 공간이동의 즐거움. 그게 아난티코브에 구현됐다. 펜트하우스 고객은 조명으로 초현실적 분위기를 띠는 지하통로로 차를 몬다. 그러다 원형의 천정조명과 매끄러운 바닥에 반사시킨 그 빛이 어울려 외계혹성의 우주정거장을 연상시키는 원형 드롭존(Drop Zone·하차 공간)에서 내린다. 부산힐튼은 건물입구에서 내려 체크인카운터가 있는 10층을 엘리베이터로 오른다.

체크인까지 동선은 이렇듯 차단된 공간으로 이어진다. 펜트하우스나 힐튼부산 모두. 그러다 펜트하우스는 체크인 후 객실로 향하는 순간, 힐튼 부산은 카운터 쪽 정면 벽이 열리는 순간에 반전이 일어난다. 힐튼부산을 보자. 그 안은 따뜻한 색감의 조명에 싸인 타원형 목조실내. 거기엔 가죽의자 한 개만 놓였다. 당신의 휴식을 상징하는 오브제다. 체크인카운터는 그 오른 편. 거기로 들어서는 순간 또 한 번의 반전이 일어난다. 전면 통 유리창을 통해 바다와 하늘이 햇빛과 함께 쏟아지는 드넓은 실내와 조우. 맥퀸스 라운지와 바다.

체크인까지 고객은 깜깜한 통로만 따른다. 그러다 라운지에서 갑자기 만나는 바다와 하늘의 화려한 실내. 거의 ’충돌 급‘의 만남이다. 거기서도 눈 여겨 볼 게 있다. 뚝뚝 떨어진 테이블과 그 사이를 장식한 서가다. 힐튼부산의 로비는 이렇다. 누구도 누구로부터도 방해되거나 되지 않으며 휴식하도록 설계된 감동적인 공간이다. 그 궁극엔 프라이버시 보장을 통한 휴식의 극대화가 있다. 프라이버시는 아난티가 편리함·가치와 더불어 추구하는 비전 중에 첫 번째. 식당과 정원 등 곳곳에서 발견된다.

아난티코브: 지난 1일 부산 기장군 1km해안가(기장해안로 268-31)에 개장. 일출을 객실에서 맞을 수 있다.
객실 - 힐튼부산(호텔): 310실 아난티펜트하우스 해운대: 90채 프라이빗 레지던스: 128채
부속시설 - 아난티타운: 국내 하나뿐인 로마의 산 에우스타키오 일 카페(커피숍), 이자카야 ‘자색미학’ , 반려동물 스파호텔 하울팟 등 라이프스타일 점포 15개가 골목길에 밀집.
워터하우스: 염화물 광천온천수(지하 600m)의 대형욕장과 사우나로 구성된 2000평 규모 온천시설.
이터널저니: 여행 철학 인문 음식 예술분야의 다양한 책을 읽거나 살 수 있는 지적놀이의 공간.

조성하 전문기자 summer@donga.com



#아난티 코브#휴양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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