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브랜드는 ‘상생 브랜드’… 中企생산 비중 70%로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5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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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中企성장 플랫폼 조성

2005년 문을 연 과자 생산업체 ‘산들촌’은 지난해 기준 직원 수 30명의 중소기업이다. 주로 초록마을이나 남양유업 등의 친환경 스낵을 생산해 납품해 왔다. 규모는 작았지만 자체적으로 과자 형태와 포장 방식을 다양하게 개발하고 있어 업계에서 강소기업으로 꼽혔다.

산들촌은 지난해 6월 이마트와 손잡고 ‘노브랜드 고르곤졸라치즈 소프트콘’ ‘노브랜드 체다치즈볼’ 등 과자 3종을 출시했다. 소프트콘과 체다치즈볼은 단숨에 전체 노브랜드 과자류에서 각각 매출 4, 5위로 떠올랐다. 과자 3종을 합쳐 1년 만에 매출 40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산들촌 연 매출액인 82억 원의 절반 수준이다. 산들촌은 올해 매출 목표를 140억 원으로 늘려 잡고 직원 수도 50명으로 증원할 계획이다.

이마트는 30일 서울 성동구 뚝섬로 본사에서 중소기업진흥공단과 우수 중소기업 성장 플랫폼 기반 조성을 위한 ‘중소기업진흥공단·이마트 노브랜드 업무협약식’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향후 중소기업계와의 협력을 넓히고 노브랜드의 성공 사례를 공유하기 위해서다.

이마트는 산들촌과 같이 연 매출 10억 원 이상을 기록하는 우수 중소기업을 지난해 20곳에서 올해 39곳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마트 전체 물티슈 상품 중 매출 1위를 기록한 800원짜리 ‘노브랜드 물티슈’와 밀폐용기 상품 중 1위인 ‘노브랜드 밀폐용기’도 각각 중소기업인 한울허브팜, 동양케미칼의 제품이다.

지난해 노브랜드 제품을 생산한 중소기업은 총 123곳이었다. 이들이 이끈 총 매출은 768억 원이었다. 이마트는 올해 말까지 중소기업 협력업체 수를 150곳까지 늘려 전체 생산업체 중 중소기업 비중을 지난해 60%에서 70%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밝혔다. 우수 기업 발굴을 위해 진입장벽이 될 수 있는 디자인·판매·마케팅 등 비용은 이마트가 전담할 계획이다.

글로벌 유통기업 코스트코의 자체 브랜드 상품인 ‘커클랜드’가 국내 시장을 넓혔듯 노브랜드의 해외 수출도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한국 상품의 인지도가 높은 베트남 등에서 노브랜드의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전략을 강조하고 있다. 산들촌의 노브랜드 체다치즈볼은 베트남 이마트 고밥점 전체 노브랜드 제품 중 매출 5위를 기록했다. 마찬가지로 중소 협력회사인 청우에서 생산한 ‘노브랜드 계란과자’도 3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이마트는 중소기업이 생산한 375개의 노브랜드 제품을 중국, 베트남, 몽골 등 총 8개 국가에 43억 원어치 수출했다. 올해는 동남아 지역을 중심으로 노브랜드 상품 수출을 확대해 수출 국가를 15개국으로, 수출 규모도 100억 원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다.

이갑수 이마트 대표이사는 “중소기업진흥공단과의 협약을 통해 노브랜드가 숨겨진 대한민국 우수 중소기업 발굴 및 성장의 플랫폼으로 자리 잡을 수 있는 상생 모델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이마트#노브랜드#중소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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