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허니문 랠리’?… 기대 부푼 증시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5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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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 6번중 4번 두자릿수 상승
정책 불확실성 해소-투자확대 예상… 美 ‘트럼프랠리’땐 100일간 6% 올라
최고치 찍은 코스피 탄력 기대… “국내보다 해외변수 중요” 반론도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돌파한 가운데 새 정부 출범 이후 주가가 상승세를 나타내는 ‘허니문 랠리’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직선제로 치러진 13∼18대 대통령 체제 출범 후 최초 1년간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 등락률을 분석한 결과 6차례 선거 중 이명박과 박근혜 정부를 제외한 4차례는 코스피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5일 밝혔다.

새 정부가 출범할 때 정책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사회가 안정될 것이란 기대감에 주가가 상승하는 이른바 ‘허니문 랠리’가 나타난 것이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새 정부가 출범하면 대선 공약을 이행하기 위한 대규모 투자가 집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새로운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는 다시 투자 심리에 영향을 주고 증시에 호재로 작용하는 경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코스피는 처음으로 직선제로 치러진 1987년 13대 대통령 선거 전날인 12월 15일 472.17에서 1년 뒤에는 901.96으로 두 배 가까이로 상승했다. 이어 김영삼 정부(30.79%), 김대중 정부(25.42%), 노무현 정부(14.38%) 때까지 모두 두 자릿수 상승률을 보이며 강세를 보였다.

허니문 랠리는 해외에서도 나타나는 현상이다. 올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미국 증시에선 ‘트럼프 랠리’가 펼쳐졌다. 1월 20일 취임 후 100일간 미국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5.99%가 올랐다. 특히 송유관 건설 사업 재협상 등으로 에너지 업종이 강세를 보였고, 트럼프 대통령의 대규모 인프라 투자 및 금융 규제 폐지 공약 등에 힘입어 금융주도 상승세를 나타냈다.

반론도 있다. 한국에선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종목에 수출주가 많은 만큼 정책적 효과보다는 글로벌 경기에 더욱 민감하게 움직인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 대선의 경우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없어 정권 초기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게다가 이명박 정부 때는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으면서 선거 전날 1,861.47이었던 코스피가 1년 뒤 1,180.97로 36.56% 하락했다. 박근혜 정부 때에도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에 따라 외국인 자금이 이탈하면서 1년 새 코스피가 0.37% 하락하기도 했다.

하지만 4일 코스피가 2,241.24로 사상 최고치를 돌파한 가운데 새 정부가 출범하면 증시 강세가 더욱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지기호 케이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새 정부의 적극적인 경기 부양 정책과 글로벌 경기 회복이 맞물려 이번에도 과거 대선처럼 증시가 좋은 환경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민기 기자 minki@donga.com
#허니문 랠리#코스피#금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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