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S8 출시도 안됐는데… 삼성 ‘스마트폰 점유율 1위’ 되찾아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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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에 뺏긴 왕좌 석달만에 탈환

12일 SK텔레콤 강남직영매장에서 모델들이 갤럭시 S시리즈 마니아 고객들을 대상으로 하는 ‘S 어워즈’ 트로피를 소개하고 있다. SK텔레콤 제공
12일 SK텔레콤 강남직영매장에서 모델들이 갤럭시 S시리즈 마니아 고객들을 대상으로 하는 ‘S 어워즈’ 트로피를 소개하고 있다. SK텔레콤 제공

삼성전자가 애플에 내줬던 ‘세계 스마트폰 점유율 1위’ 왕좌를 1개 분기 만에 되찾았다. 갤럭시 A, J시리즈 등 중저가 라인업이 갤럭시 노트7 단종으로 인한 프리미엄폰 공백을 메우는 구원투수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예약 폭주로 대박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갤럭시 S8 시리즈가 본격 판매되면 삼성전자와 애플 간 격차는 더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12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1분기(1∼3월) 스마트폰 출하량은 지난해 4분기(10∼12월)보다 8.4% 늘어난 8014만 대였다. 같은 기간 애플은 삼성전자보다 2825만 대 적은 5189만 대를 팔았다. 글로벌 시장점유율은 삼성전자가 26.1%, 애플이 16.9%였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시장점유율이 18.5%로 애플(20.3%)에 밀려 2위로 주저앉았다. 그러나 바로 다음 분기에 선두를 탈환하면서 시장점유율 격차를 9%포인트 이상으로 늘리며 설욕에 성공했다.

삼성전자는 2012년 1분기 애플을 추월한 뒤 19개 분기 연속 글로벌 판매량 1위를 지켰다. 지난해 4분기에는 갤럭시 노트7 단종으로 삼성의 프리미엄폰 판매가 크게 위축되자 애플이 반사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삼성은 지난해 8월 하반기(7∼12월) 전략제품 갤럭시 노트7을 출시했지만 배터리 발화 사태가 발생하면서 9월에 리콜을, 10월에 단종을 각각 결정했다. 새로운 전략폰이 나오기 전인 올해 1분기에도 삼성의 고전이 예상됐다.

초유의 위기 속 삼성을 살린 것은 ‘아우’격인 중저가 모델들이었다.

트렌드포스는 “소비자 신뢰가 회복되지 않으면서 삼성전자 프리미엄 제품군 판매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그러나 경제적인 가격에 성능이 좋은 갤럭시 J시리즈 판매에 주력한 결과 전체 스마트폰 생산량을 늘릴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두바이 7성급 호텔 외벽에 뜬 갤S8 광고 삼성전자가 11일(현지 시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의 7성급 
호텔인 ‘부르즈알아랍’에서 건물 외벽을 스크린 삼아 영상을 입히는 ‘프로젝션 매핑’ 기법으로 갤럭시 S8을 소개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날 250명의 현지 언론 관계자를 초청해 중동 지역 출시 행사를 열었다. 삼성전자 제공
두바이 7성급 호텔 외벽에 뜬 갤S8 광고 삼성전자가 11일(현지 시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의 7성급 호텔인 ‘부르즈알아랍’에서 건물 외벽을 스크린 삼아 영상을 입히는 ‘프로젝션 매핑’ 기법으로 갤럭시 S8을 소개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날 250명의 현지 언론 관계자를 초청해 중동 지역 출시 행사를 열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는 올해 전략 프리미엄폰인 ‘갤럭시 S8’ 출시를 예년보다 한 달 이상 미루며 완성도를 높였다. 동시에 준프리미엄급 사양을 갖춘 중저가 모델로 빈틈을 메우는 ‘투 트랙 전략’을 썼다. 1월 출시한 2017년형 갤럭시 A시리즈는 중저가형 모델임에도 방수·방진 기능은 물론이고 모바일결제 서비스인 삼성페이 등 프리미엄 기능을 지원했다. 이 제품은 동남아시아, 러시아 등 제3시장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전자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많은 품종으로 승부하는 ‘다작전략’에서 ‘프리미엄 및 중저가 제품 이원화’로 전략을 수정한 것이 주효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은 2014년 11월 해외 투자자를 상대로 한 투자설명회(IR)에서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에 대한 대비를 제대로 못했다”는 자성과 함께 중저가 전략폰인 A시리즈를 내놨다. 앞서 중국 등 신흥시장에서 급팽창하던 중저가폰 수요에 대한 선제 대응에 실패했던 것을 만회하기 위해서였다. 삼성은 이듬해 모델 수를 30% 이상 줄이고 프리미엄과 중저가 전략 제품군에 집중하면서 경쟁력을 끌어올렸다.

21일 출시되는 갤럭시 S8이 본격 판매되면 2분기(4∼6월) 삼성전자의 시장점유율은 더 오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애플이 하반기 아이폰 신제품을 내놓기 전까지는 프리미엄폰 시장에서 사실상 갤럭시 S8의 독주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트렌드포스는 “올해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총 출하량은 지난해보다 5%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갤럭시 S8은 일부 모델이 출시되기도 전에 품귀 현상을 빚으며 흥행몰이 중이다. 국내에서만 7∼10일 나흘간 62만 대가 예약 판매됐다. 128GB(기가바이트) 메모리의 갤럭시 S8플러스는 사전 물량 15만 대가 모두 동이 났다. 미국 선주문량 역시 갤럭시 S7 대비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영국에서 갤럭시 S7 대비 예약 판매 신청이 40% 증가했고 러시아에서도 예약 판매 첫날 2만 대 이상 예약자가 몰렸다.

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삼성#갤s8#스마트폰#애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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