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라이즌 CEO 방한… 韓美 ‘국경없는 5G통신’ 손잡는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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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SKT 잇단 방문해 협력 논의

미국 최대 통신사 버라이즌의 로웰 매캐덤 회장 겸 최고경영자(왼쪽)가 황창규 KT 회장(왼쪽에서 두 번째)과 함께 3일 서울 
종로구 KT 광화문 사옥에서 5G를 활용한 홀로그램 국제 영상통화 시연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왼쪽 사진). 이에 앞서 경기 
성남시 SK텔레콤 5G 이노베이션센터를 방문한 매캐덤 회장은 SK텔레콤 박정호 사장을 만나 5G 통신, 커넥티드카, 사물인터넷 
분야에서 협력 확대도 논의했다. KT·SKT 제공
미국 최대 통신사 버라이즌의 로웰 매캐덤 회장 겸 최고경영자(왼쪽)가 황창규 KT 회장(왼쪽에서 두 번째)과 함께 3일 서울 종로구 KT 광화문 사옥에서 5G를 활용한 홀로그램 국제 영상통화 시연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왼쪽 사진). 이에 앞서 경기 성남시 SK텔레콤 5G 이노베이션센터를 방문한 매캐덤 회장은 SK텔레콤 박정호 사장을 만나 5G 통신, 커넥티드카, 사물인터넷 분야에서 협력 확대도 논의했다. KT·SKT 제공

미국 1위(가입자 수 기준) 통신사인 버라이즌 회장이 처음으로 국내 통신사를 방문해 5G(5세대) 통신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통신업이 지금까지 내수시장 위주로 이뤄져 온 것과 달리 국가 간 장벽이 크게 낮아질 5G 시대에 대비한 것으로 보인다.

로웰 매캐덤 버라이즌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 등 버라이즌 최고위 경영진은 3일 SK텔레콤과 KT 사옥을 잇달아 방문했다. 지난해 6월 황창규 KT 회장이 버라이즌을 방문하는 등 국내 통신사 CEO가 버라이즌을 방문한 적은 있지만 버라이즌 회장이 국내 통신사를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오후 매캐덤 회장은 서울 종로구 KT 광화문 빌딩을 찾아 황 회장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양사는 세계 최초로 5G망을 국제 연동해 실시간 홀로그램 영상통화를 시연했다. KT와 버라이즌의 공동 5G 규격을 기반으로 광화문과 미국 뉴저지 주에 구현된 5G 통신망을 연동시켜 실시간 국제 홀로그램 통화에 성공한 것인데, 서로 다른 5G망을 국제 연동해 초실감형 영상통화를 시연한 것은 세계에서 처음이다.

KT 측은 “양사가 지난해부터 꾸준히 5G 영역에서 공동협력을 통해 이뤄낸 결과로, 버라이즌과 공통 규격화를 거친 기술이 실제로 구현된 것은 5G 국제표준화 주도 경쟁에서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매캐덤 회장은 “5G 세계 비즈니스를 선도할 수 있는 기술과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도록 협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KT 방문 직전 매캐덤 회장은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 있는 SK텔레콤 5G 이노베이션센터를 방문해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을 만나 5G, 커넥티드카, 사물인터넷(IoT) 등 분야에서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두 회사는 5G 기술 표준화를 선도하는 데 힘을 모으기로 했다. 지난해 8월 최진성 SK텔레콤 종합기술원장과 로저 거나니 버라이즌 부사장이 5G 이동통신망 표준화 및 공동 연구개발을 위해 협력하기로 한 것을 양사 CEO가 직접 만나 협력 수준을 높이고 구체화하기로 한 것이다. 5G 기술표준을 선도하면 국제 통신업계에서 위상이 높아지는 것은 물론이고 기술을 판매하거나 장비를 도입하는 데도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다.

지금까지 이동통신은 사람들 간의 통신이 위주였지만 5G부터는 자동차와 가전제품 등 사물과 사람 사이, 또는 사물과 사물 사이의 통신이 주된 서비스가 된다. 그간 보안 등의 이유로 통신업은 주로 내수시장을 대상으로 했지만 상품으로서 사물은 국경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만큼 5G에서는 어느 국가에서나 통할 통신표준과 규격을 정하는 일이 중요해졌다. 앞서 2022년쯤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였던 5G가 평창 겨울올림픽 등을 계기로 한국이 주도해 상용화를 앞당기고 5G 표준화에 앞장서게 되자 세계적 통신사들이 한국의 움직임을 주시하게 된 것이다.

앞으로 외국과 국내 통신사 간 협력은 폭이 넓어지고 분야도 다양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11일에는 독일 1위, 유럽 3위 통신사인 독일 도이치텔레콤의 팀 회트게스 회장 겸 CEO 등 최고위 경영진이 SK텔레콤 본사를 방문할 예정이다. 양사는 5G와 커넥티드카는 물론 인공지능(AI) 관련 노하우를 공유하고 신규 서비스를 함께 발굴할 방침이다. 앞서 SK텔레콤과 도이치텔레콤, 스웨덴 에릭손은 2월 국경을 뛰어 넘어 5G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핵심 기술인 ‘사업자 간 네트워크 슬라이스 연동’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
#버라이즌#방한#5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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