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저축은행이나 신용카드사 등 제2금융권에서 돈을 빌려도 신용등급이 떨어지지 않도록 신용 평가 체계가 바뀐다. 신협, 새마을금고도 중·저신용자(신용등급 4∼7등급)를 위한 정책성 중금리 대출 상품인 ‘사잇돌 대출’을 내놓는다. 금융위원회가 16일 이 같은 내용으로 발표한 ‘서민·취약 계층 지원 강화 방안’의 주요 내용으로 문답(Q&A)으로 정리했다. Q. 저축은행에서 대출을 받으면 신용등급이 떨어지는가.
A. 현재 저축은행에서 대출을 받으면 신용등급이 약 1.7등급(평균 기준), 신용카드사의 카드론을 받으면 약 1등급 떨어진다. 제2금융권 대출을 썼다는 사실만으로 신용등급이 하락해 추가 대출을 받을 때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이에 금융위는 ‘어디에서 대출을 받았느냐’보다 ‘어떤 조건으로 대출을 받았느냐’를 반영하는 식으로 신용평가 지표를 바꿔 이 같은 불이익을 줄여 나가기로 했다. 앞으로 저축은행에서 낮은 금리로 대출을 받는다면 신용등급이 덜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Q. 언제부터 어떻게 바뀌나.
A. 금융위는 상반기(1∼6월)에 이 내용을 포함한 개인 신용평가 체계 개선 대책을 발표하기로 했다. 이 대책에 현재 10등급의 신용등급 체계인 ‘CB등급제’를 1000점 만점의 ‘점수제’로 전환하는 방안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10개의 개인 신용등급이 세분되고 이론적으로 1000가지 경우의 수가 생긴다. 평가 시스템을 다 바꿔야 하기 때문에 올해 적용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Q. 대학 졸업 직후 신용등급이 6등급에 불과해 은행 대출을 받지 못했다.
A. 평가 체계가 바뀌면 이 문제도 해결된다. 대학생이나 사회 초년생 등은 금융 거래 이력이 별로 없어 4∼6등급의 중신용자로 분류된다. 금리도 비교적 높다. 금융위는 앞으로 통신요금이나 수도·전기 요금과 같은 공공요금, 보험료 등 납부 이력을 신용평가에 활용하기로 했다. 연체 이력이 없다면 청년들의 신용등급이 지금보다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Q. 상호금융권 사잇돌 대출 금리는 어느 정도인가.
A. 10% 안팎이다. 신협 농협중앙회 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권이 내놓을 사잇돌 대출은 은행권 사잇돌 대출(통상 6∼8%)과 저축은행권(통상 15∼18%)의 중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4∼7등급의 중·저신용자가 대상이다. 금융위는 올해 상호금융권과 은행권, 저축은행권을 모두 합쳐 1조 원 규모의 사잇돌 대출을 추가 공급하기로 했다. 규모와 시기는 1분기(1∼3월)에 결정된다. Q. 서민 금융 지원은 어떻게 달라지나.
A. 2분기(4∼6월) 중 미소금융 대상자가 ‘신용등급 7등급 이하’에서 ‘6등급 이하’로 확대된다. 햇살론과 새희망홀씨, 바꿔드림론 대상자도 연소득 ‘3000만 원 이하’에서 ‘3500만 원 이하’로 확대된다. 대학생 생활비 지원도 늘어난다. 햇살론 생계비 지원 한도는 800만 원에서 1200만 원으로 늘어난다. 저소득층 대학생에게 금리 연 4.5% 내에서 2000만 원까지 월세 보증금을 대출해 준다.
Q. 신용회복위원회에 채무 조정도 더 쉬워진다는데….
A. 민간 금융회사들은 통상 연체 후 1년이 지나면 회수가 불가능하다고 보고 채권을 상각해 버린다. 그러나 주택금융공사, 신용보증기금 등 금융 공공기관 6곳은 채무 조정 요건이 엄격하다. 상각 기준도 제각각이어서 연체 후 상각까지 3∼15년이 걸린다. 금융위는 서민들이 채무를 조정(원금 감면)하는 데 어려움이 없도록 금융 공공기관들의 상각 기준을 올해 상반기에 정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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