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지주회사 전환 검토…잉여 현금 50% 주주에 배당”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1월 29일 10시 20분


삼성전자가 지주회사 전환을 포함한 지배구조 개편에 나서기로 했다. 삼성전자가 지주회사 개편을 공식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9일 삼성전자는 이사회와 공시를 통해 중장기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확정 발표했다. 여기에는 기업구조 개편을 위한 지주회사 전환 검토, 주주 환원 강화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삼성전자 측은 "사업구조 간결화를 위해 노력해왔고, 기업의 최적 구조를 결정하는데 있어 다양하고 중요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장기간 검토 과정이 요구될 수 있으며, 외부 전문가 자문 등으로 최소 6개월 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삼성그룹이 사실상 지주사 전환을 공식화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그동안 삼성전자가 인적분할을 통해 삼성물산을 지주회사로 한 체제로 개편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올해 10월 미국 헤지펀드 엘리엇 메니지먼트도 삼성전자 이사회에 공개서한을 보내 삼성전자 분사와 지주사 설립 등을 요구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에서 예측해온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내용이며, 삼성전자가 지주회사 설립을 공식화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삼성전자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방안도 내놨다. 2016년, 2017년 '잉여 현금흐름'의 50%를 주주 환원에 활용하기로 했다. 또한 2016년 총 배당 금액을 지난해(3조1000억 원) 보다 30% 늘어난 4조 원 수준으로 늘릴 계획이다. 주가 상승을 위한 자사주 매입도 지속할 예정이다. 또한 내년부터 분기별 배당을 실시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오전 10시 현재 삼성전자 주가는 전날보다 0.18% 떨어진 167만3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또한 지주사 역할이 유력한 삼성물산은 5.04% 하락한 13만2000원에 거래중이다. 즉각적인 지배구조 개편을 기대했던 투자자들과 달리 삼성전자가 신중한 태도를 보이면서 주가가 하락하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건혁기자 g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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