깐깐해진 회계법인에… 대우건설 시총 5000억 증발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1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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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 분식 여파 심사 엄격 “회사측, 충분한 재무자료 제공안해”
딜로이트안진 ‘의견 거절’ 판정… 주가 이틀동안 18.42% 하락

 대우건설 주가가 3분기(7∼9월) 실적 검토보고서에 대해 회계법인이 ‘의견 거절’을 낸 여파로 이틀 연속 하락했다. 건설업계는 자칫 건설업 전반에 대한 불신으로 확대될 수 있다며 긴장하는 모습이다.

 1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대우건설 주가는 전날보다 5.51% 내린 5490원에 거래를 마쳤다. 14일 주식시장 마감 후 공시된 보고서에서 외부감사기관인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이 의견 거절 판정을 내리자 투자 심리가 얼어붙었다. 이틀 동안 주가는 18.42% 하락했고, 시가총액 약 5000억 원이 증발했다.

 안진 측은 대우건설이 작성한 재무제표의 적정성을 판단할 만한 자료를 제공받지 못해 의견 거절을 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우건설은 “회계기준 강화를 이유로 엄격한 잣대를 적용해 법정관리나 상장폐지 기업에나 해당하는 판정을 했다”며 반발했다. 대우조선해양의 5조 원대 분식회계가 적발된 것을 계기로 지난해 10월 ‘수주산업 회계 투명성 선진화 방안’이 도입됐다. 이후 회계법인들이 건설업, 조선업, 항공업 등을 다소 엄격하게 감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시장의 관심은 대우건설이 중대한 부실을 떠안고 있는지 여부에 쏠려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의 3분기 미청구공사(예상보다 공정률이 낮아 손실 우려가 있는 공사) 금액은 전년 동기 대비 4580억 원 늘어난 2조158억 원이다. 반면 현대건설 GS건설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등 경쟁사들의 미청구공사 금액은 같은 기간 오히려 감소했다. 국내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미청구공사가 몰린 해외 공사 현장에 대한 위험(리스크) 관리가 상대적으로 미흡했다고 해석될 수 있다”고 말했다.

 건설업계에서는 이번 사태에 고의성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3896억 원 규모 분식회계로 지난해 8월 금융 당국으로부터 20억 원의 과징금 처분을 받은 대우건설이 같은 행위를 반복할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어느 건설사보다도 투명한 회계 처리를 해 왔다”며 “연말 감사보고서에는 필요한 자료를 모두 제출해 ‘적정’ 의견을 받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내년 1분기(1∼3월) 공고를 시작으로 공식적인 매각 절차에 들어갈 대우건설 매각 흥행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우건설 최대주주인 KDB산업은행 관계자는 “연간보고서가 나올 때까지 의구심과 관련한 충분한 소명을 거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건혁 gun@donga.com·강성휘 기자
#회계법인#대우건설#시가총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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