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車끼리 얼굴 닮게”… 패밀리룩 경쟁 ‘시동’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1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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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 말리부-트랙스 ‘새 듀얼 포트 그릴’
르노삼성 SM6-QM6 ‘프렌치 디자인’ ㄷ자형 주간전조등

 한국GM 쉐보레가 1일 출시한 소형 스포츠유틸리티 차량(SUV) ‘더 뉴 트랙스’는 중형 세단 ‘올 뉴 말리부’와 흡사한 그릴, 전조등, 전면부 디자인으로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말리부가 세련된 디자인으로 호평을 받으며 인기를 끈 터라 더 뉴 트랙스의 판매량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GM에 따르면 더 뉴 트랙스는 1주일 사전계약 기간에만 1000대 계약을 넘겼다.

 현대자동차가 지난달 27일 공개한 신형 그랜저(그랜저IG)도 신형 i30(핫 해치 i30)에 채용했던 ‘캐스케이딩 그릴’을 적용했다. 르노삼성자동차의 SUV 모델 QM6 역시 중형 세단 SM6에서 호평을 받은 디자인을 차용해 판매 호조를 보이고 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각 제조사를 상징하는 얼굴인 ‘패밀리룩’의 새로운 경쟁이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 車 디자인 전쟁, 이제는 새로운 패밀리룩

 한국GM은 더 뉴 트랙스와 신형 말리부에 적용한 ‘새 듀얼 포트 그릴’을 스파크, 캡티바, 볼트, 카마로 등 전 차종의 ‘얼굴’로 순차 적용 중이다. 한국GM은 상부와 하부로 나뉜 듀얼 그릴 중 상부는 이전보다 두께를 줄여 더 날렵하게 만들고, 하부는 더 두껍고 큰 사다리꼴로 바꿨다. 날렵함과 묵직함을 동시에 구현한 이 그릴 디자인은 신형 말리부에 적용돼 인기를 끌었고, 더 뉴 트랙스에도 적용됐다.

 현대차는 ‘한국의 도자기 곡선’을 표현한 캐스케이딩 그릴을 ‘현대차의 디자인 정체성’으로 삼았다. 핫 해치 i30와 그랜저IG에 적용된 캐스케이딩 그릴은 아직 소비자들의 반응을 지켜보는 중이지만 이전 디자인에 비해 힘 있고 정제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공식 명칭은 없지만 소비자들로부터 ‘프렌치(프랑스풍) 디자인’으로 불리는 르노삼성 SM6와 QM6는 ‘ㄷ’자 형의 주간전조등과 네 줄의 크롬 그릴이 공통점이다. SM6 공개 당시 “웅장하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 뒤 QM6 역시 같은 디자인을 차용해 중형 세단과 SUV 간 ‘패밀리룩’을 이뤘다.

○ “제작 까다롭지만 정체성 확립”

‘패밀리룩’ 디자인은 정해진 큰 틀 안에서 차종마다 특색도 담아야 하기 때문에 실제 디자인을 담당하는 실무진에서는 고민도 깊다.

 차진융 한국GM 디자인센터 익스테리어 디자이너는 “SUV는 세단과 달리 견고하고 강인한 느낌을 살려야 하는데 이런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며 “더 뉴 트랙스를 비롯한 쉐보레의 차세대 디자인은 ‘마른 근육질’과 ‘매끄러운 비율’이 모티브”라고 설명했다. 성주완 르노삼성 QM6 디자인 프로젝트 리더(부장)는 “세단의 디자인을 SUV로 키우는 것이 완전히 새로 디자인을 하는 것보다 더 어렵다”며 “몸집이 큰 SUV에 맞게 좀 더 풍성하게 키우는 등의 디테일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각 제조사가 차량의 디자인을 통일하는 ‘패밀리룩’을 만드는 가장 큰 이유는 소비자에게 브랜드 이미지를 강하게 각인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의 캐스케이딩 그릴을 디자인한 구민철 현대디자인센터 팀장은 “차마다 각기 다른 디자인으로 개성을 부여하는 것과 하나의 정체성 안에서 조금씩 변화를 주는 것은 각각 장단점이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당당함과 자신감’이라는 현대차의 통일된 정체성을 확립하고 멀리서 봐도 ‘저건 현대차’라고 사람들이 알 수 있도록 신차 라인업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르노삼성#sm6#qm6#한국gm#말리부#트랙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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