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 4분기 실적 기대감 쑥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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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달러대까지 떨어졌던 정제마진, 5달러 후반 상승
SK이노 등 3분기 영업익 급락… 공급과잉 따른 정제마진 하락 탓

 정유업계의 수익성을 좌우하는 주요 지표인 정제마진이 최근 다시 상승하고 있다. 정제마진은 휘발유나 경유 등 석유 제품의 가격에서 원료인 원유 가격과 정제 비용, 수송비 등을 뺀 금액을 말한다. 국제 정제마진이 급락하면서 올해 3분기(7∼9월) 주력 사업인 석유사업에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 든 정유업계가 4분기(10∼12월)에 반등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손익 분기점 밑돈 정제마진

 정유사들의 3분기 실적은 전 분기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 SK이노베이션은 매출 9조7030억 원에 영업이익 4149억 원, 에쓰오일은 매출 4조1379억 원에 영업이익 1162억 원을 각각 기록했다. 현대오일뱅크도 매출 2조7267억 원에 영업이익 1239억 원을 기록했다. 전 분기 영업이익(SK이노베이션 1조1195억 원, 에쓰오일 6409억 원, 현대오일뱅크 3230억 원)에 비해 모두 크게 감소(SK이노베이션 ―62.9%, 에쓰오일 ―81.9%, 현대오일뱅크 ―61.6%)했다.

 주력사업 부진이 결정적이었다. SK이노베이션은 3분기 석유사업에서 영업이익 919억 원을 기록했다. 전 분기(7052억 원)와 비교해 영업이익은 87.0%나 감소했다. 에쓰오일은 석유사업에서 적자를 봤다. 영업적자 1234억 원을 기록해 전 분기 영업이익 3748억 원에서 적자전환했다.

 외부 요인이 컸다. 글로벌 시장에서 정유사들이 가동률을 높인 데다 미국에서의 공급 물량이 늘어 석유제품 공급 과잉이 발생했다. 이 때문에 국내 정유업계가 정제마진의 지표로 활용하고 있는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7월과 8월 각각 평균 4.9달러, 3.9달러에 그쳤다. 정유업계는 일반적으로 4∼5달러를 손익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제품의 70% 이상을 달러를 기반으로 수출하는 가운데 환율까지 떨어져 수익성은 더욱 악화됐다.

○ 4분기, 반전의 계기 보이나

 하지만 반전의 계기가 보이고 있다.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지난달 평균 6.6달러, 이달 5달러대 후반까지 상승하며 꾸준히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다.

 공급과잉 해소 덕분이다. 최근 중국 정부가 소형 정유사들에 대한 관리 감독을 강화하면서 가동률이 떨어진 데다 미국을 중심으로 정유설비의 정기 보수 등이 잇따라 예정돼 있어 공급이 자연스럽게 줄어들고 있다. 일본, 호주, 유럽에서는 노후 정유설비에 대한 구조조정도 진행 중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외부 환경 탓에 올해 3분기 국내 정유사들이 저조한 실적을 보였지만 최근 글로벌 정유사들의 공급 축소가 국내 정유업계에는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며 “지난달부터 서서히 정제마진이 회복되고 있는 데다 계절적 수요 증가로 4분기에는 정유 부문 실적이 반등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정유업#4분기#실적#정제마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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