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4세대 방사광가속기 준공…미국·일본 이어 3번째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9월 29일 12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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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보다 100경배 밝은 빛을 쏴 극히 미세한 물질의 움직임을 보는 포항 4세대 방사광가속기가 29일 준공식을 가졌다. ‘나노 세계를 보는 현미경’으로 불리는 이 가속기가 완공되면 우리나라는 미국 일본에 이어 세계 3번째 보유국이 된다.
햇빛보다 100경배 밝은 빛을 쏴 극히 미세한 물질의 움직임을 보는 포항 4세대 방사광가속기가 29일 준공식을 가졌다. ‘나노 세계를 보는 현미경’으로 불리는 이 가속기가 완공되면 우리나라는 미국 일본에 이어 세계 3번째 보유국이 된다.
4세대 방사광가속기의 본격가동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미래창조과학부와 포스텍(포항공대)는 29일 오전 10시 30분 포스텍 부설 포항가속기연구소에서 '포항 4세대 방사광가속기 준공식'을 개최했다. 미국과 일본에 이어 세계에서 3번째로 완성한 4세대 방사광가속기다.

방사광가속기는 전자를 빛의 속도로 가속시켰을 때 나오는 X선 등의 방사광(放射光)으로 물질의 미세구조와 반응을 관찰하는 거대 실험 장치다. 과거 1세대, 2세대를 거치며 기기 성능이 향상됐고, 더욱 고도화된 3세대 방사광가속기가 현재 전 세계에 32기 가동 중이다.

4세대 방사광가속기는 기존에 쓰이던 3세대보다도 1억 배 밝아 극히 작은 크기의 물질이 매우 짧은 시간동안 변하는 모습을 관측할 수 있다. 크기로는 나노미터 단위까지, 시간으로는 펨토초 수준까지 관측가능하다(나노미터는 10억분의 1m, 펨토초는 1000조분의 1초).

바이러스의 단백질이 세포막을 뚫고 들어가는 모습이나, 물이 수소와 산소로 분해 되는 순간 등 그동안 볼 수 없었던 극미(極微)의 세계를 관측할 수 있다. 맞춤형 신약 개발, 인공광합성 기술 개발 등 생명공학, 청정에너지, 나노, 반도체 분야에 폭넓게 쓰일 수 있다.

포항 4세대 방사광가속기는 미래창조과학부가 2011년부터 2015년까지 4298억 원을 투입해 포스텍에 설치했다. 가속기는 직선형태로 길이가 1100m에 이른다. 올해 4월 14일부터 종합시운전을 시작한 가속기는 외부전문가 검증위원회가 기본 성능을 검증한 결과 모든 장치가 성공적으로 정상 작동하는 것으로 공식확인됐다.

미래부 관계자는 "내년 3월부터 방사광가속기 이용신청을 받을 계획"이라며 "국내과학자들을 우선순위로 선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행사에서는 고인수 사업단장이 과학기술훈장 혁신장을 받는 등 4세대 방사광가속기의 건설과 장치개발에 기여한 연구자와 기업인 35명에게 정부포상이 수여됐다.

변지민 동아사이언스기자 her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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