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시장 진출이란 과제는 이제 모든 기업들에 피할 수 없는 선택이다. 제조업뿐 아니라 유통, 서비스업도 마찬가지다. 최근 미국 브라이언트대 연구진은 서구의 대표적인 소매유통 회사들이 해외 진출에 성공하거나 실패했던 사례들을 분석했다. 후발주자인 한국 유통 기업들에도 시사점을 주는 내용이다.
이들은 미국 유통업체 ‘타깃’의 캐나다 진출, 미국 ‘베스트바이’의 중국 진출, 영국 ‘테스코’의 미국 진출, 미국 ‘월마트’의 독일 진출을 해외시장 개척 실패 사례로 들었다. 반면 캐나다 ‘알도’의 미국 진출, 프랑스 ‘카르푸’의 중국 진출, 미국 ‘노드스트롬’의 캐나다 진출은 성공 사례로 선정했다.
연구 결과, 해외 진출에 실패한 기업들은 대체로 현지 소비자들의 기호와 현지 문화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잠재 소비자 규모, 시장 성장성 등 거시적인 분석은 충실하게 했지만 현지의 작은 기업들과 상점들, 지역 유통업체들이 어떻게 대응할지에는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 덩치가 큰 기업을 운영하다 보니 영세한 지역 회사들을 과소평가했고 지역 주민들의 기호 역시 자국 소비자들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속단한 것이다.
반면 해외 진출에 성공한 유통 기업들은 시작부터 현지 소비자들의 기호 파악에 주력했다. 현지인들이 선호하는 제품을 적극적으로 판매하거나 현지 중소업체들과 적극적으로 제휴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현지 시장을 이해하는 데 많은 자원과 시간을 할애했다.
요즘 한국에서는 중국 일변도의 수출시장에서 벗어나자는 자성의 목소리가 거세게 일고 있다. 그러나 세계 경기가 침체된 상황에서 중국뿐 아니라 어느 나라든 소비자의 구매 의욕이 높지 않은 상태다. 해외로 성급하게 진출했다가 막대한 손실을 입을 수 있다. 얼마나 많은 나라에 진출하느냐보다 얼마나 현지 시장과 현지 소비자를 잘 알고 있으며 현지 업체들과의 관계를 어떻게 탄탄하게 유지할지에 초점을 둬야 한다. 현지화에 세심한 정성을 기울이는 기업만이 글로벌 경쟁 시대에 살아남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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