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엔카, 딜러시장 노크… 수입車 가격 착해질까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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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몬과 손잡고 ‘재규어’ 온라인판매… 기존가보다 훨씬 저렴해 주문 폭주
대규모 판매망 강점 ‘박리다매’ 가능… 공식 진출 땐 기존 딜러들 큰 반발

소셜커머스업체 티켓몬스터가 8일 온라인에서 진행한 재규어 XE 2.0D 최저가 판매 화면. 티켓몬스터 화면 캡처
소셜커머스업체 티켓몬스터가 8일 온라인에서 진행한 재규어 XE 2.0D 최저가 판매 화면.
티켓몬스터 화면 캡처
국내 최대 중고차 판매업체 SK엔카가 소셜커머스업체 티켓몬스터(티몬)와 약 6개월 전부터 ‘재규어 온라인 판매’를 준비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폭넓은 판매망과 온·오프라인 판매 시스템을 무기로 SK엔카가 수입차 딜러 시장에 진출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국내 수입차 업계에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 SK엔카-티몬 합작해 재규어 온라인 판매

10일 SK엔카와 티몬 등에 따르면 최근 논란이 된 ‘재규어 최저가 온라인 판매’는 올 초부터 두 업체가 함께 준비했다. SK엔카는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의 공식 딜러사 중 한 곳인 아주네트웍스로부터 재규어XE 포트폴리오와 R-스포트 모델 등 20대를 조달하고, 티몬이 이를 온라인에서 판매하는 식으로 역할을 나눴다. SK엔카가 아주네트웍스의 ‘2차 딜러’ 역할을 하는 셈이다. 해당 모델은 8일 오전 티몬이 온라인 판매를 개시하자마자 완판됐다. 기존 정상가보다 700만 원 싼 가격에 ‘최저가가 아닐 경우 보상한다’는 조건도 내걸자 주문이 몰렸다.

그런데 공식 수입사인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는 9일 “티몬과 어떤 판매 협의도 한 적이 없다”면서 “최저가 마케팅으로 브랜드 가치가 실추됐다고 판단해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밝히며 소송을 제기할 것임을 시사했다.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측의 설명과 달리 이번 판매에 공식 딜러사인 아주네트웍스가 개입한 사실이 밝혀져 공식 수입사의 딜러 관리에 문제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 딜러 진출설도 솔솔…해당 업체는 부인

한편 자동차업계에서는 이번 수입차 온라인 판매에 관여한 SK엔카가 딜러 시장에 진입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SK엔카는 온라인 판매망 ‘SK엔카닷컴’과 오프라인 판매망 ‘SK엔카직영’이 연계하는 형태로 운영된다. 자동차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규모 판매망을 가진 SK엔카가 딜러 시장에 진출할 경우 가격 거품 또는 고무줄 가격 논란이 일소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번 재규어 온라인 판매를 SK엔카가 먼저 티몬에 제안했다는 점도 ‘딜러시장 진출설’에 무게를 싣고 있다.

수입차 가격은 ‘고무줄 가격’이라는 비판을 받아 왔다. 수입사는 복수의 딜러사를 통해 차를 파는데, 딜러들은 고객에게 차를 팔 때 할인율을 얼마로 제시할지 자율적으로 결정한다. 이 때문에 딜러끼리 실적 경쟁을 벌이면 같은 모델이라도 가격이 천차만별이 된다.

이런 상황에서 대규모 판매망을 갖춘 딜러가 탄생하면 ‘박리다매’ 정책을 쓰는 것도 가능하다. 온·오프라인 판매망을 함께 갖춘 업체는 또 최저가를 내걸고 온라인에 가격을 공시하는 식으로 판매할 가능성이 있어 고무줄 가격 논란도 잠재울 수 있다. SK엔카의 ‘딜러 시장 진출설’이 기존 딜러들에게 위협적인 이유다. 자동차업계의 이런 전망에 대해 10일 SK엔카 관계자는 “그룹 차원에서 수입차 딜러 시장 진출 계획은 당장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부인했다.

이은택 nabi@donga.com·박은서 기자
#sk엔카#재규어#티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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