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조4000억 M&A 나선 삼성… 車전자장비사업 탄력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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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트 부품자회사 인수 협상

삼성전자가 이탈리아 자동차 업체 피아트크라이슬러(FCA)의 자동차 부품 사업부문을 인수하기 위해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3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인수 예상가는 최소 30억 달러(약 3조4000억 원)로 성사되면 삼성전자의 해외 인수합병(M&A) 사례 중 최대 규모다.

지난해 12월 신수종사업의 하나로 전장(電裝) 부품 사업팀을 신설한 삼성전자는 지난달 세계 1위 전기자동차업체인 중국 비야디(比亞迪·BYD)에 지분투자한 데 이어 이 분야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해외 자동차업체의 지분투자와 M&A를 초석 삼아 자동차 사업에 뛰어들 채비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은 1995년 삼성자동차를 설립해 완성차 시장에 진출했다가 4년 만에 손을 뗀 바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피아트크라이슬러의 자회사로 자동차 전장 부품 등을 생산하는 마그네티 마렐리를 인수 대상으로 삼고 협상 중이다. 마그네티 마렐리는 1919년 이탈리아 북부 코르베타에서 세워진 종합 자동차부품 기업으로 1967년 피아트에 인수됐다. 지난해 매출액은 73억 유로(약 9조520억 원)로 임직원은 4만500명이다. 이탈리아를 포함해 독일 프랑스 일본 한국 등 19개 국가에 법인을 두고 있다. 또 미국 중국 브라질 등 12개 연구개발센터, 26개 애플리케이션센터(응용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매출액의 6% 안팎을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마그네티 마렐리는 지난해 미국 자동차 전문매체인 오토모티브뉴스가 발표한 세계 100대 자동차부품 업체 순위에서 30위에 올랐다.

삼성전자는 마그네티 마렐리의 텔레매틱스(차량 무선인터넷 시스템)와 엔터테인먼트 분야에 특히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안에 인수 협상을 마무리 짓기를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2012년부터 피아트크라이슬러의 지주회사인 엑소르의 사외이사를 맡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 전자 사업이 점차 한계에 봉착하고 있는 상황에서 유일하게 성장 가능성이 있는 부문이 자동차 분야라고 판단하고 조직 개편을 통해 전사조직으로 차량용 전장 부품 사업팀을 신설했다. 삼성전자는 차량용 전기·전자부품 부문으로 카인포테인먼트, 운전지원시스템, 커넥티비티 운영체제(OS), 전기차 구동부품(배터리팩 인버터 등) 등에 진출해 있다.

차량용 전장 부품 업계 관계자는 “해외 글로벌 업계에 비해 삼성전자의 자동차 전장 부품 시장 진출이 상대적으로 늦은 편이라 시간 단축을 위해 올해 안에 굵직한 M&A를 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다”며 “삼성전자에는 마그네티 마렐리의 기술력보다는 판로를 구축할 시간을 단축시켜 주는 영업망이 더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측은 “루머에 기반을 둔 보도에 대해서는 일일이 대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최근에도 해외 지분투자나 M&A를 부인했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시인한 사례가 적지 않았던 만큼 업계에서는 이번 인수협상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한편 삼성전자는 지난달 세계 1위 전기자동차 회사인 중국 비야디에 5000억 원 규모의 지분투자를 진행했다. 삼성전자는 중국의 삼성전자 반도체 판매 법인인 상하이삼성반도체유한공사가 비야디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약 2%의 지분을 신주로 배정받았다.

서동일 dong@donga.com·이유종 기자
#m&a#삼성#파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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