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몬 고’ 뜨자… “신기술 수혜株 GO”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7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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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강현실(AR)을 이용한 스마트폰 게임 ‘포켓몬 고’(왼쪽)가 큰 인기를 끌자 관련 종목들의 주가도 연일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올해 들어 인공지능, 사물인터넷(IoT), 자율주행차 등 다양한 신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증강현실(AR)을 이용한 스마트폰 게임 ‘포켓몬 고’(왼쪽)가 큰 인기를 끌자 관련 종목들의 주가도 연일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올해 들어 인공지능, 사물인터넷(IoT), 자율주행차 등 다양한 신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최근 증강현실(AR·Augmented Reality)을 이용한 스마트폰 게임 ‘포켓몬 고(Pokemon Go)’가 세계적인 인기를 끌면서 AR 관련 회사들이 투자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올해 들어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미래를 이끌어 갈 신기술 관련 뉴스가 쏟아져 나올 때마다 관련 기술 기업 주가가 오르는 ‘테크(Tech·과학기술) 투자’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당분간 시장의 판도를 바꾸거나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낼 기술 기업에 대한 투자 열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기술력이나 시장성이 없는 기업까지 덩달아 뛰는 ‘테크 테마주’ 거품은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포켓몬 고를 처음 선보인 8일 이후 국내 증시에서 AR 관련 종목이 연일 강세를 보이고 있다. ‘AR 관련 정부지원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공시한 게임회사 한빛소프트의 주가는 11일부터 이날까지 124.5% 올랐다. AR 기반 게임을 개발 중인 게임회사 드래곤플라이, 엠게임도 같은 기간 각각 40.4%, 28% 상승했다. 아예 포켓몬 고를 개발한 일본 닌텐도의 주식을 매수하는 투자자도 생겼다. 일본 도쿄거래소에 상장된 닌텐도의 주가는 11일부터 이날까지 70.0% 상승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트렌드에 민감한 젊은 투자자들이 ‘테크 투자’를 주도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AR 기술을 통해 게임산업을 포함한 관련 회사들의 발전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호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신기술에 목말라 있는 투자자들이 AR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포켓몬 고에 열광하면서 적극적인 투자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 같은 테크 투자 열기는 올해 들어 부쩍 강해졌다. 3월엔 이세돌 9단과 구글의 AI 프로그램 ‘알파고’의 대국으로 AI가 투자의 화두로 떠올랐다. 당시 AI주(株)로 분류된 종목들은 연일 상승세를 보였다. 미국 전기자동차 제조사 테슬라모터스의 자율주행차 실험으로 자율주행이 이슈가 되자 관련 자동차 부품회사들이 주목을 받았다. 18일에는 일본 정보기술(IT)회사 소프트뱅크가 “다음 시대의 패러다임은 IoT”라며 영국 반도체 회사 ARM을 약 35조 원에 인수하자 IoT 종목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기존 산업이 아닌 새로운 분야에서 성장동력을 찾으려는 시각이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형성돼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신기술과 직접 관련이 없는 회사들의 주가까지 뛰어오르는 건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국내 증시에서 포켓몬 고 테마주로 상승한 종목 가운데 실제 AR 기술을 상용화한 회사는 극히 드물다”며 “신기술 열풍에 휩쓸리지 말고 종목 분석부터 제대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포켓몬고#신기술#테크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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