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농식품 분야의 벤처·창업기업가들과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이들이 가진 독창적이고 창의적이면서도 깊이 있는 생각에 한 번 놀라고, 젊은 청년 창업가들이 상당수인 것에 다시 한 번 놀랐다. 농식품 분야가 더 이상 전근대적인 산업만은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실감할 수 있는 자리였다.
근래에 창의력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농식품 분야에 도전장을 내미는 창업기업들이 많이 탄생하고 있다. 요즘 유행하는 사물인터넷(IoT)뿐만 아니라 스마트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등 신기술을 접목한 부가가치 창출 사례가 늘고 있으며, 아이와 함께 손으로 만들어 먹는 한과나 커피찌꺼기를 재활용한 퇴비 등 창의적인 아이템도 개발되고 있다. 최근에는 푸드테크(Food-Tech), 애그리테크(Agri-Tech) 등 신조어가 생겨날 정도로 농업이 유망분야로 부각되면서 민간자본시장의 관심도 늘어나고 있다. 농업에 새로운 아이디어가 접목되면서 농업은 농촌이라는 지리적 공간으로부터 벗어나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블루오션으로서 주목받고 있다.
이와 같은 농식품 분야의 벤처·창업 열풍을 더욱 확산시키고자 지난해 서바이벌 형식의 ‘농수산식품 창업 콘테스트’를 개최했다. 처음으로 진행되는 행사였음에도 불구하고 무려 1000개에 가까운 팀이 참가하여 자신들이 지닌 아이템을 맘껏 뽐내었다.
참가팀 가운데 5개 팀이 수상을 하였는데, 입상여부를 떠나서 대부분의 참가자들이 콘테스트 참여를 통해 큰 도움을 얻었다고 이야기한다. TV를 통해 콘테스트 전 과정이 방영되어 방송 노출을 통한 아이템 홍보효과도 있었을 뿐만 아니라, 콘테스트에 참여하여 일정 성적을 거두었다는 것이 하나의 보증수표가 되어 기술보증, 벤처캐피털 투자유치 등을 하는 데 유리하게 작용하였다는 것이다.
실제로 벼 육묘장을 활용하여 꼬마감자를 재배하는 이색 아이디어로 전년도 대상을 수상한 ‘꼬마감자팀’은 창업콘테스트를 통해 사업 도약의 기회를 얻게 되었다고 한다. 방송 출연 이후 지자체와의 협업 프로젝트를 통해 빠르게 사업을 확장할 수 있었으며, 대형 유통업체로의 판로도 개척할 수 있었다. 그 결과 지난해 매출액 60억 원 달성이라는 사업적 성공을 거두는 한편, 사업 설계나 홍보, 판로 개척 등에 대해 후배 창업가들에게 노하우를 전수하며 훌륭한 멘토로서의 역할도 수행하는 등 30대 초반의 젊은 나이에 성공을 거둔 벤처 사업가로 발돋움할 수 있었다.
창업콘테스트를 통해 생활 속의 작은 아이디어가 창업으로 이어진 사례도 있다. 한 콘테스트 결선 진출자는 과수 재배를 하시는 고모님이 나뭇가지가 흔들리지 않도록 세워둔 지지대에 걸려 넘어져 허리를 다치신 것을 보고 개선할 방법을 찾다가 길이 조절이 가능한 과수지지대를 개발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 덕분에 이제 그녀는 평범한 주부에서 유망한 벤처인증기업의 대표가 되었다.
서점 점원에서 시작하여 미국의 ‘백화점 왕’이 된 존 워너메이커는 “아이디어는 당신의 모자 밑에 있다”는 명언을 남겼다. 거창한 발명이 아니더라도 생활 속 사소한 경험에서 비롯된 작은 아이디어가 씨앗이 되어 기업을 세우고 성공의 결실을 맺을 수 있다. 또한 농식품 분야에 기술과 아이디어를 접목시켜 창업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늘어날수록 우리 농식품 산업은 경쟁력과 부가가치를 지닌 미래성장산업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작년에 이어 금년에도 농수산식품 분야의 재치 있는 아이디어와 유망한 아이템을 발굴하기 위해 ‘제2회 농수산식품 창업 콘테스트’가 진행된다. 대상 수상팀에는 1억 원의 상금이 부여되고, 창업보육·기술사업화 등의 후속지원도 이루어질 예정이다. 도전하는 사람이 아름답다 하지 않았는가! 지금 당장 주변을 둘러보자. 농수산식품, 푸드테크, 농수산업 정보통신기술(ICT), 농기계, 무엇이든 좋다. 여러분들의 손끝에서 시작된 작은 아이디어가 우리나라 농식품의 미래를 바꾸고, 창업 성공의 꿈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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