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 덮친 브렉시트 공포… 코스피 2000선 붕괴

  • 동아일보

코스피 1.91%-코스닥 1.58% 하락… 英 ‘EU탈퇴’ 찬성쪽 여론 높자
신흥시장 투자심리 급격히 악화… 中증시 3.21%-日3.51% 급락
‘안전자산’ 엔화 한때 105엔대 급등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Brexit·브렉시트) 불안감에 아시아 증시가 출렁였다. 코스피는 1,970 선으로 주저앉았고 코스닥지수도 7거래일 만에 700 선 아래로 떨어졌다. 지난주 영국의 일간 인디펜던트가 여론조사업체 ORP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 브렉시트를 찬성하는 비율이 반대하는 비율보다 10%포인트 높은 55%를 기록했다는 소식에 투자심리가 급격히 악화된 것이다.

13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10일)보다 38.57포인트(1.91%) 하락한 1,979.06으로 장을 마쳤다. 코스피 하루 낙폭이 1.9%를 넘은 것은 중국발(發) 글로벌 경기 리스크가 부각됐던 2월 11일 이후 4개월 만이다. 코스닥지수도 11.20포인트(1.58%) 내린 695.61까지 밀려났다. 영국이 EU를 탈퇴한다면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면서 외국인 투자자는 위험자산인 신흥시장에서 주식을 팔아치웠다. 이날 국내 유가증권 시장에서는 4월 말 이후 가장 큰 규모인 1468억 원을 순매도했다. 국내 금융시장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며 원-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7.90원 오른 1173.40원으로 마감했다.

아시아 주요국 증시는 일제히 급락했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는 3.51% 미끄러지며 16,000엔 선을 겨우 지켜냈다. 브렉시트로 인한 유럽 경제 불확실성이 고조되자 안전자산인 엔화에 매수세가 몰리면서 이날 아시아 외환시장에서는 장중 한때 달러화 대비 엔화 가치가 105.91엔대로 급등하기도 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도 3.21%의 낙폭을 나타냈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5월 소매판매 증가율이 13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지면서 투자심리를 위축시킨 데다 이번 주 예정된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둔 경계감과 브렉시트 불안감이 증시 하락을 부추긴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23일(현지 시간)로 예정된 영국의 국민투표를 앞두고 당분간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칠 것으로 보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글로벌마켓전략실 연구위원은 “이달 들어 영국인들의 EU 탈퇴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며 “지난달까지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는 브렉시트 가능성을 낮게 봤기 때문에 당분간 경계심리가 확산되고 시장 변동 폭은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브렉시트가 결정되더라도 영국의 EU 탈퇴가 이뤄지기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당장 글로벌 경제에 큰 충격은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한요섭 미래에셋대우 투자전략팀장은 “영국 국민투표 결과가 나오더라도 EU 조약에 따라 2년 동안의 탈퇴 협상 기간이 있기 때문에 브렉시트가 현실화되기까지 짧게는 2년, 길게는 10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정연 기자 pressA@donga.com
#브렉시트#코스피#코스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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